‘이 시대 모차르트’ 두 사람이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다섯 곡을 2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한다. 프랑스 바이올리니스트 르노 카퓌송(48)과 대만계 미국 피아니스트 키트 암스트롱(32)이 선보이는 ‘새로운 모차르트’ 콘서트다.
카퓌송은 2023년 한 해를 오롯이 모차르트의 음악으로 보냈다. 로잔 체임버를 스스로 지휘하고 솔로도 맡은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전곡, 현악부의 리더로 피아니스트 기욤 벨롬 등과 함께 한 피아노 4중주 전곡, 바이올린 소나타 17번 이후 모차르트의 성숙기 소나타를 담은 바이올린 소나타 전집 등 분량만으로도 어마어마한 모차르트 녹음을 도이체그라모폰 레이블로 쏟아냈다. 바이올린 소나타 전집에서 그와 함께 한 피아니스트가 암스트롱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바이올린 소나타 21, 22, 28, 33, 35번을 연주한다.
대만계 피아니스트인 암스트롱은 또 다른 의미에서 이 시대 모차르트로 부를 만하다. 전방위 신동으로 불리는 그는 아홉 살에 미국 유타주립대에서 물리학 수학 등을 전공하는 정규 학부생이 됐다. 영국 런던 왕립음악원에서 최고 우등으로 음악 학사 학위를 받았고 프랑스 마리퀴리대에서 수학 분야 우등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그는 “많은 분야에 관심이 있지만 그 모든 걸 전문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공부하지는 않았다. 다른 분야에 대한 관심은 음악에 대한 사랑이 지속되도록 활기를 준다”고 말한 바 있다.
열여섯 살 차이가 나는 두 음악가는 2016년 처음 만났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시리즈를 함께 연주한 뒤 여러 음반과 공연으로 호흡을 맞춰왔다. 두 사람의 앙상블은 ‘카퓌송의 다채로운 음색, 극적인 표현과 암스트롱의 자유로운 피아노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는 평을 받아왔다. 카퓌송은 “암스트롱과의 첫 연주 이후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영향을 받았다”고 회상한 바 있다.
카퓌송은 가장 바쁜 음악가로도 손꼽힌다. 클래식 전문 사이트 ‘바흐트랙’이 발표한 2023년 클래식 음악 통계에서 카퓌송은 지난해 아우구스틴 하델리히에 이어 가장 많이 무대에 오른 바이올리니스트 2위에 올랐다. 첼로 부문에서는 그의 동생인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이 세쿠 카네메이슨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카퓌송은 ‘세계 바이올린계 대부’ 아이작 스턴이 소유한 1737년 과르네리 ‘파네테’ 바이올린으로 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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