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유가족들이 ‘보고서 삭제 지시’ 혐의를 받는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이 실형을 받자 “경찰 책임을 인정한 첫 사례”라며 “의미가 작지 않다”고 밝혔다.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유가협)와 이태원시민대책회의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참사 직전 경찰이 인파밀집을 예측하고도 대책을 세우지 않았고 참사가 일어난 후에는 참사 관련 정보를 은폐하고 축소하기 급급했던 것과 관련해 공직자의 형사책임을 처음 인정한 사례로 그 의미가 작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는 증거인멸교사와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교사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부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김 전 과장의 지시를 받고 문건을 삭제한 곽영석 전 용산서 정보관은 선고유예를 각각 받았다.
유가족 측은 재판부가 정보보고서의 목적과 의미를 분명히 한 것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재판부는 해당 보고서가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유가족 측은 “재판부가 경찰의 형사책임을 인정하고 박성민에게 실형을 선고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면서 박희영 용산구청장,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의 재판에서도 엄중한 형을 촉구했다.
유가족 측은 “일부 공직자의 형사처벌만으로 진상을 규명할 수 없다”며 “국회는 재판부의 판결을 잘 새겨 이태원참사특별법을 재의결하고 정부는 겸허한 태도로 진상 규명에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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