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쿠바 여행객엔 비자면제 제외
미국 가려면 별도 비자 신청해야
쿠바에 수출도 美 제재 변수
한국과 쿠바가 전격적으로 외교 관계를 맺었지만 아직 쿠바 관광에는 걸림돌이 남아 있다. 바로 쿠바 방문 시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한 무비자 미국 입국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7월부터 쿠바 방문객에 대한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적용 불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이 쿠바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2021년 1월 12일 이후 쿠바를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은 ESTA 발급이 불가능하고, ESTA를 이미 소지한 사람도 입국이 거절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ESTA는 한미 간 비자면제프로그램에 따라 최대 90일간 관광·상용 목적으로 미국을 무비자 방문할 때 적용되는 제도다.
미 국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ESTA가 이미 발급됐다고 하더라도 그 후 여행자가 쿠바에 체류했다면 ESTA는 취소된다”며 “미국 여행을 원하는 사람은 각국 미국대사관 등에서 비자를 신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나 군 관련 공무 때문에 쿠바를 방문한 사람은 ESTA를 발급받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방송에서 쿠바를 찾은 여행 유튜버 ‘곽튜브’ 등도 얼마 전 미국 여행을 위해 주한 미국대사관에 관광비자 발급을 위한 인터뷰를 신청해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 동맹국이자 쿠바와 수교 관계에 있는 영국이나 캐나다 등의 국민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이다. 이 때문에 소셜미디어 여행 게시글에는 ‘미 무비자 입국 포기냐, 쿠바 여행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지난해 쿠바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며 쿠바를 방문한 해외 여행객에게 ‘까다로운 미국 입국’이라는 불이익을 주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쿠바는 이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7∼12월) 이후 관광객 감소 우려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양국 간 경제 협력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2022년 쿠바에 대한 한국의 수출액은 1400만 달러(약 190억 원)에 그쳤다. 재계에서는 국내 기업의 에어컨, 스마트폰, 의료기기 등이 쿠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성준 KOTRA 아바나무역관장은 동아일보 통화에서 “이번 수교로 양국 간 교류가 공식적으로 가능해졌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쿠바에 대한 미국 경제 제재가 완화되지 않아 단기적인 무역 변화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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