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조3000억 원전 일감 공급”… 中企 보릿고개 넘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3일 03시 00분


정부 ‘원전산업 활성화 방안’ 발표
자금난 中企에 계약금 30% 선금 지급
저금리 융자 등 특별금융 1조 지원
차세대 원전 R&D 5년간 4조 투자… 尹 “원전이 민생, 재도약 원년으로”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1·2호기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1·2호기
정부가 ‘일감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원자력 발전 기업들을 위해 신한울 3·4호기 등의 원전 건설에 속도를 내 올해 원전 일감을 3조3000억 원 공급하기로 했다. 또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 기술 연구개발(R&D)에 앞으로 5년간 4조 원을 투자한다. 원전 제조기술에 투자한 금액의 일부는 세금에서 깎아줘 1조 원 규모의 설비 및 R&D 투자도 추가로 유도한다.

● 원전 기업 특별 금융 지원 2배로 확대


정부는 22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열린 14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이 같은 원전 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원전이 곧 민생”이라며 “원전 산업 정상화를 넘어 올해를 원전 재도약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전폭 지원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올해 원전 일감을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3조3000억 원 규모로 공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각각 2032년, 2033년 완공 예정인 신한울 3·4호기 원전이 올해 4월 착공하면서 올해 상반기(1∼6월)까지 누적 기준 1조 원 규모의 일감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신한울 3·4호기는 내년 착공 예정이었지만 정부는 이 시기를 1년 앞당겼다. 또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해 루마니아에서 수주한 2조5000억 원 규모의 원전 삼중수소제거설비(TRF) 관련 기자재도 발주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기업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선금 특례’를 시행하고 있다. 원전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중견기업들이 계약 즉시 계약금의 30% 이내 선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로, 건설에 10여 년이 걸리는 산업 특성상 계약을 맺더라도 실제 매출은 수년 뒤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한 조치다. 또한 원전 업계를 대상으로 한 저금리 융자와 보증 등 특별 금융 지원도 1조 원으로 지난해의 2배로 늘린다.

● “원전 지원 법제화해 정책 일관성 확보”


R&D 지원 역시 대폭 확대한다. 차세대 유망 기술인 SMR과 4세대 원전기술 등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조 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한국형 소형 원전인 i-SMR 개발을 위해 올해 관련 예산을 6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9배 늘린 바 있다.

원전 기술에 투자할 때 받을 수 있는 세제 혜택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세액공제 대상인 신성장·원천기술에 대형원전 및 SMR 제조기술 11개를 추가한다. 이렇게 되면 일반세액공제 10%만 받던 중소기업은 18%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중견기업은 3%에서 10%로 공제율이 확대된다. 윤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원전 산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원전산업지원특별법 제정을 주문하기도 했다. 원전 산업 지원 근거를 법제화해 정권이 바뀌는 등 변수가 있더라도 일관성 있게 관련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토론회에선 창원시와 경남 지역의 원전 기자재 업체들의 역량을 활용해 ‘SMR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계획도 발표됐다.

윤 대통령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실제로 우리나라 원전의 기초를 다진 분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었다”며 “원자력의 미래를 내다봤던 이 전 대통령이 1956년 한미 원자력 협정을 체결하고, 1959년에는 원자력원과 원자력연구소를 설립해서 원전의 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대와 한양대에 원자력공학과를 설치해 연구개발의 토대를 닦았다. 실로 대단한 혜안이 아닐 수 없다”며 “이를 이어받아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9년 최초의 원자력 장기 계획을 수립해 우리 원전 산업을 일으켰다”고 덧붙였다.

#원전#일감 공급#중소기업#보릿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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