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패권 전면전]
삼성 “2027년 1.4나노 공정 도입
英 ARM과 첨단공정 협력 강화”
업계 “인텔, 고객 요구 맞출지 의문”
미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인텔이 올해 안에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양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는 최첨단 반도체에서 인텔의 추격을 받게 됐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1위 대만 TSMC를 쫓고 있는 삼성전자는 앞으로 인텔의 추격을 뿌리쳐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2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2나노, 2027년 1.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5나노 이하 양산이 가능한 기업은 삼성전자와 TSMC뿐이다. 현재 두 회사는 2나노 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양 사 모두 내년에 2나노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런 와중에 인텔이 1.8나노 양산을 올해 말로 예고하면서 최첨단 반도체 경쟁이 양자 구도에서 삼자 구도로 바뀌는 모양새다.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7.9%, 삼성전자가 12.4%다. 인텔은 점유율을 구하기 힘들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수율 확보와 반도체 설계자산(IP) 확보 등을 통해 기술개발 로드맵을 순차적으로 이행해 나가며 점유율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IP 전문기업 영국 ARM과 3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서 협력 강화에 나서는 등 반도체 IP 파트너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
인텔은 후발 주자지만 미국 정부와 빅테크 등 ‘아메리카 원 팀’의 막대한 지원이 예고돼 있어 빠른 속도로 삼성전자와 TSMC를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공급망을 아시아에서 북미로 가져오려는 미국 정부 계획의 마지막 퍼즐이 인텔 파운드리를 통한 자체 생산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미국 ‘칩스법’ 보조금을 신청한 상황에서 아직 보조금 규모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 국내 투자에 대해서는 세액공제 지원이 이뤄지긴 하지만 경쟁국 대비 높은 법인세율과 최저한세 등으로 지원 효율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다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초미세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장비를 사용한 양산이 처음인 인텔이 고객사들이 원하는 수준의 수율(정상품 비율)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나온다.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모토의 TSMC와 2017년 출범한 삼성 파운드리와 비교했을 때 자사 반도체 생산 경험밖에 없는 인텔의 고객 서비스 등이 미흡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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