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극장 문화를 상징해 온 ‘학전’이 결국 창립 33주년을 맞는 다음 달 15일 문을 닫는다. “내가 없으면 학전도 없다”는 김민기 대표(73·사진)의 뜻에 따라서다.
22일 학전은 입장문을 내고 “학전 블루 소극장의 운영은 3월 15일 종료된다”며 “학전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가 어린이와 청소년, 신진 음악인을 위한 김민기 대표의 뜻을 잇되, 학전의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공간으로 운영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문예위는 3월부터 학전의 건물주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민간 위탁으로 지원에 나설 계획이었다. 학전 측은 “지난해 12월, 창작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을 위해 대학로 내 공연장이 필요했던 문예위는 학전 소극장을 학전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계승한 공간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학전과의 최종 협의 없이 보도된 내용으로 문예위가 ‘학전 소극장’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폐관 결정 배경에는 ‘다른 사람의 손에 맡겨서는 학전의 정신이 이어지기 어렵다’는 김 대표의 고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학전은 24일 종연하는 어린이뮤지컬 ‘고추장 떡볶이’에 이어 28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33팀의 가수 및 학전 출신 배우들이 펼치는 ‘학전, 어게인 콘서트’로 33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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