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단지에 20조원 투입
日, TSMC 2곳에만 11조 보조금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이 후보 시절 제안했던 ‘대만판 실리콘밸리’가 이르면 올해 안에 착공된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를 가진 대만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행정원은 22일 국가발전위원회(NDC)의 반도체 역량 강화를 위한 타오위안·신주·먀오리 대(大)실리콘밸리 계획을 승인했다. 해당 계획에는 1만 ㎡에 이르는 과학단지용 신규 용지를 마련하고, 올해 200억 대만달러(약 3조8000억 원)를 투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대로라면 2027년까지 20조 원 이상이 들어갈 계획이다.
가오셴구이 NDC 부주임위원은 “반도체는 디지털 시대를 움직이는 새로운 원유”라며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이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을 원하는 상황을 전략적으로 고려해 대만 실리콘밸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TSMC 제2공장 건설 보조금으로 7300억 엔(약 6조5000억 원)을 지원할 방침을 굳혔다”고 23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24일 공식 개소식을 여는 제1공장에 4760억 엔을 지원한 바 있다. 이로써 TSMC의 두 공장에만 11조 원가량의 보조금을 쏟아붓는 셈이다.
일본 정부는 1980년대 세계를 석권했던 반도체 산업의 재건을 목표로 최근 TSMC를 비롯해 다양한 업체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 주요 대기업 8곳이 출자해 세운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의 홋카이도 공장에는 보조금 3300억 엔을 지급하기로 했다. 교도통신은 “경제 안보 관점에서 반도체의 안정적인 공급 체제 구축을 후원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짚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