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뷰]풍력발전으로 국내 친환경에너지 시대 이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7일 03시 00분


태양광보다 전기에너지 최대 4배 생산, 국토 특성에도 적합
보급률 늘리기 위해 인허가 기준 마련 등 국가적 지원 필요

제주도의 신창 풍력발전단지.
제주도의 신창 풍력발전단지.
최근 드라마와 TV 광고 등에 높이 솟은 기둥 위로 바람개비와 같은 거대한 날개가 돌아가는 배경이 자주 등장한다. 바람을 전기로 바꾸는 풍력발전의 모습이다.

바람을 에너지로 바꾸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약 1400년 전인 7세기경에는 갈대와 천으로 둘러싼 날개의 풍차로 옥수수를 부수거나 설탕 등을 만들었다.

14세기경 네덜란드에서는 라인강 델타 지역의 물을 배수하는 데 주로 사용됐으며 1887년에 이르러서는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브리드가 현대 풍력발전기와 비슷한 용도인 전력 생산용 풍차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역사적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최초 풍력발전기는 1975년 2월 27일 조천읍 교래리 제동목장에 설치된 3kW급 발전기였다.

이를 기려 올해 한국풍력산업협회는 2월 27일을 ‘한국 풍력의 날’로 정했다.

제주 가시리 풍력발전단지
제주 가시리 풍력발전단지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구조는 같지만 풍력발전기는 설치된 지형과 형태에 따라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땅 위에 설치하면 ‘육상풍력발전’, 바다에 설치하면 ‘해상풍력발전’으로 구분한다.

해상풍력발전은 다시 설치 방식에 따라 풍력발전기를 해저에 고정하는 ‘고정식 해상풍력’과 바다 위에 띄우는 ‘부유식 해상풍력’으로 나뉜다.

풍력발전의 가장 큰 장점은 에너지원이 자연의 바람이기에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처럼 에너지원 구입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전기를 생산하는 단계에서 온실가스나 오염물질이 나오지 않는 것도 다른 발전원과 차별되는 부분이다.

태양광발전 또한 친환경에너지로 분류되지만 같은 면적에서 풍력발전이 2∼4배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북 영양 풍력발전단지
경북 영양 풍력발전단지
풍력발전의 이 같은 특징은 최근 기후 위기 시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재생 가능한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자는 캠페인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SK하이닉스 등 21곳이 재생 가능한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최근 유럽연합(EU)이 철강·시멘트·알루미늄 등의 수입품을 대상으로 탄소배출 부담금 성격의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를 도입하는 등 친환경에너지의 역할은 늘고 있다.

풍력발전단지가 아우러진 제주도의 신창 풍차해안도로
풍력발전단지가 아우러진 제주도의 신창 풍차해안도로
다만 세계적인 추세에 비해 우리나라의 친환경에너지 보급은 부족한 게 현실이다.

BMK 오스트리아 환경부에 따르면 EU에서 풍력발전, 태양광발전 등이 포함된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기준 21.8%였다.

영국과 독일 또한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지난해 40%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재생에너지 관련 보고서에서 2027년 전 세계 발전 용량 중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9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2001년 0.04%에서 점차 증가하며 2011년에 3%를 넘었다.

2022년에는 9.22%로 전년 대비 크게 올랐지만 이제야 10%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풍력발전 기준으로 보면 2022년 말 국내 풍력발전은 총 115곳에 약 1.8GW가 설치된 것으로 집계된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9.7% 증가한 것인데 이는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세계풍력발전협의회(GWEC·Global Wind Energy Council)가 조사한 53.3%의 증가율(591GW→906GW)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제주도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의 일출
제주도 동복·북촌 풍력발전단지의 일출
다행인 점은 우리나라가 풍력발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삼면이 바다와 접한 가운데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에서 풍력발전은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다.

또 풍력발전을 설치하는 데 중요한 조선업부터 풍력 타워, 하부구조물, 케이블 등 중공업 부문에 대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RE100을 통한 기업의 ESG 경영과 탄소배출권 대응 수요 확산에 맞춰 향후 폭발적인 산업 성장이 예상되는 이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풍력발전이 원활하게 보급되기 위해서는 인허가와 여러 기준이 정립되고 전력 계통, 항만시설 등이 갖춰져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풍력발전#국내 친환경에너지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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