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휴전 위한 구체적 내용 조율중”
NYT “라마단 시작전 합의가 목표”
이 강경파, 라파 공습 고수가 변수
지난해 10월 발발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다음 달 이슬람 금식성월(禁食聖月)인 라마단을 앞두고 짧게나마 휴전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등이 참여한 협상단은 ‘6주 휴전 및 인질 석방’이란 큰 틀에 합의하고 세부 내용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스라엘은 여전히 가자 최남단 라파 공습 계획을 철회하지 않아 막판 변수가 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5일 CNN방송에 출연해 “미국과 이스라엘, 이집트, 카타르 대표가 임시 휴전을 위한 인질 협상의 기본 윤곽에 합의했다”며 “구체적 내용 조율을 진행하고 있으며 며칠 내로 최종 합의에 이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각국 협상단은 지난주 프랑스 파리 협상에서 ‘하마스의 인질 약 100명 가운데 40여 명을 석방하면 양측은 6주 동안 휴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기본안을 마련했다. 협상단은 이르면 26일부터 이를 바탕으로 후속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협상 내용엔 이스라엘이 인질과 맞교환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수감자 300명가량을 석방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NYT는 이스라엘 정부 관료를 인용해 “라마단 시작 전에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며 “정부가 파리 협상에서 여러 조건을 받아들여 협상단이 카타르에서 후속 논의를 할 길이 열렸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최근 발표한 라파 지상작전 계획은 고수하고 있다. 라파에는 가자지구 피란민 약 140만 명이 모여 있다.
라마단에 전투가 격화된다면 모든 이슬람 국가에서 반(反)이스라엘 정서가 확산될 수 있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교장관도 25일 “라마단 전투는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슬람권 전체를 폭발적인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 경고했다.
미국 역시 민간인 대피 방안 없는 라파 공습에 공개적으로 반대해왔다. 설리번 보좌관도 “민간인을 보호하고 의식주를 공급할 명확한 계획 없이 군사작전을 진행해선 안 된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도 라파 공격 관련 계획은 보고받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강경파들은 휴전 협상을 앞두고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협상이 이뤄지면 라파 공격은 ‘어느 정도’ 미뤄지겠지만 결국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휴전 협상에 대해서도 “하마스가 ‘망상적 주장’에서 벗어나야 진전을 이룰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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