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세계 4강’ 오르려면 정부 지원 늘려야[기자의 눈/변종국]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8일 03시 00분


싱가포르=변종국·산업1부
싱가포르=변종국·산업1부
20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서 열린 ‘싱가포르 에어쇼 2024’ 현장. 야외 전시장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가장 좋은 자리에 일장기가 걸려 있었다. 일본 정부가 가와사키중공업, 스바루 등 14개 방산업체들을 모아 차린 일본관의 표시였다. ‘일본 방위성’ 간판을 내건 대형 전시장은 각국에서 온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일본 관계자들은 홍보물과 기념품을 나눠주며 한 명이라도 더 전시관을 둘러보게 했다. 현장에서 만난 일본 방산업체 관계자는 “에어쇼 참가가 처음이다. 비용 부담을 우려했지만 기업은 항공료, 숙박비 정도만 냈다. 나머지는 정부가 부담했다”며 “많은 해외 바이어들에게 일본을 알릴 기회가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이번 싱가포르 에어쇼에 역대 해외 방산전시회 중 최대 규모로 참여했다. 일본 정부가 세계 3대 에어쇼로 꼽히는 싱가포르 에어쇼에서 방산 수출의 활로를 찾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하에 자국 업체들을 총동원한 것이다.

전범 국가인 일본은 2014년 일정 요건에서 방위 장비를 수출할 수 있도록 무기 수출의 빗장을 풀었다. 특히 미중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활용해 규제를 점차 완화해왔다. 미국을 넘어 동남아 국가들에도 군수품 장비와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가 지난해 3월 발표한 방산 수출 상위 25개국에 따르면 한국은 9위였지만 일본은 순위에 들지도 못했다. 하지만 일본의 기술력은 한 수 위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발표한 2021년 국방과학기술 순위에서 한국은 9위, 일본은 8위였다. “일본이 마음만 먹으면 방산 대국으로 도약할 저력이 있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싱가포르 에어쇼에 한국 업체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인천 테크노파크 등 소수만 참여했다. KAI는 KF-21과 FA-50 등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바이어들을 만났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은 “방산은 우리의 안보와 경제를 함께 뒷받침하는 국가전략산업”이라고 밝히는 등 K방산 세일즈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하지만 국회에 국내 방산기업의 수출금융지원 한도를 늘려주는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안 통과가 막혀 있어 기업들이 수출 기회를 놓치고 있다. 방산산업의 생태계를 보다 촘촘하게 지원해야 ‘K방산’ 성과가 지속될 수 있다.

#방산#정부 지원#국방#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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