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국소비자 평가 최고의 브랜드 대상]
“이야기로 소비자에게 각인” 트렌드 이끄는 49개 브랜드 선정
래미안-신한PWM 8년 연속, 유기농본-포크빌 7년 연속 수상
“주머니에 감기를 넣어 다니지 마세요.”
화장지 대신 손수건이 대세이던 1970년대 당시 ‘크리넥스’는 천으로 만든 손수건에 만족했던 사람들을 이 광고 하나로 사로잡았다. 손수건에 묻어 있는 감기 바이러스가 위험하니 대신 일회용 티슈를 사용하라는 크리넥스의 메시지는 공전의 히트를 쳤다. ‘일회용 손수건’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한 이 광고가 나간 후 당시 크리넥스의 판매량은 2배로 껑충 뛰었다.
‘여러 번 쓰는 손수건은 위험하니 위생적인 티슈를 쓰라’는 말을 이보다 더 강렬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유한킴벌리의 크리넥스가 고급 미용 티슈 하면 떠오르는 대표 브랜드로 불리며 오늘날까지 명성을 이어가는 비결이다.
122년 역사의 로레알 파리도 ‘난 소중하니까!’라는 전설적인 카피로 고객을 반하게 만들었다. 이 멋진 메시지를 접한 여성이라면 당장 로레알의 화장품을 구입해 자신만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행복감에 젖어 들고 싶어질 것이다. 브랜드가 던지는 강력한 이야기는 이처럼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여 구매로 옮기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그야말로 브랜드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무수히 쏟아지는 수많은 브랜드 중에서도 소비자는 이제 가격이나 기능을 넘어서 감성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를 선택한다. 기업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브랜드를 알리고 기업이 생산한 제품의 판매를 촉진하는 광고 마케팅 활동에 ‘이야기’를 입히는 것을 말한다. 유한킴벌리나 로레알 파리처럼 브랜드에 강한 이미지를 입히면 긍정적인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킬 수 있다. 마케팅의 대상인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데 있어서 이야기만큼 큰 힘을 발휘하는 것도 없을 것이다.
요즘 잘나가는 브랜드는 어떤 스토리텔링으로 ‘찐’ 매력을 발산하고 있을까.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한국소비자평가위원회가 후원하는 ‘2024 한국소비자 평가 최고의 브랜드(KCAB)’가 발표됐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한 KCAB는 산업계의 메가트렌드가 된 브랜드 경영에 모범이 되는 기업과 소비자가 직접 뽑은 최고의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한편 소비자가 현명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데 언론의 몫을 다하고자 마련된 자리다. 올해는 49개 부문 브랜드가 대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삼성물산 ‘래미안’과 신한은행의 ‘신한PWM’은 8년 연속 수상하며 소비자가 선택한 최고의 브랜드로 선정됐다. 또 친환경 생리대 ‘유기농본’와 대전충남양돈농협의 ‘포크빌포도먹은돼지’는 7년 연속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국내 최초 도심형 패션타운 ‘마리오아울렛’, 남성복 브랜드 ‘파크랜드’는 6년 연속 영예를 안았다. 아이비리그 튜터와의 1대1 화상 영어 서비스 ‘링글’은 5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LG전자의 시스템에어컨 ‘휘센’과 세계 1위 뷰티 브랜드 ‘로레알 파리’, 하이트진로의 ‘테라’, 움트리의 ‘육류n생와사비랑’(향신료 조제품), 웅진씽크빅의 AI 학습 브랜드 ‘웅진스마트올’, 주니어 스트리트 브랜드 ‘아이스비스킷’(아동복), 1리터 대용량 커피로 유명한 희천의 ‘더리터’(커피전문점)는 4년 연속 수상 브랜드로 선정됐다. 이와 함께 알에프바이오의 ‘유스필’(필러)이 4회째 수상이라는 금자탑을 쌓았고 제너시스 ‘BBQ’(치킨 프랜차이즈), 한샘이 운영하는 ‘한샘홈케어’(토탈 홈케어), 엘오케이의 ‘라로슈포제’(민감피부 데일리 케어), 감각적이고 유니크한 웨딩드레스로 소문난 브랜드 ‘엘리자베스’(하이엔드 웨딩 브랜드), 파인투데이의 ‘센카’(클렌징), 모스트엑스의 ‘루킨스’(프리미엄 홈 뷰티 디바이스), 교원그룹의 ‘교원라이프’(상조서비스), 모젠인터내셔널의 ‘기펠’(소형 가전)은 2년 연속 수상 행진을 이어갔다.
KT의 프리미엄 친환경 서비스 ‘Genie Air’(지니 에어)와 ‘하이오더’는 스마트 에어 솔루션과 테이블 오더 부문에서 각각 소비자 만족도 첫손에 꼽혔다. 이 밖에 LG전자의 ‘브리즈’(마인드 웰니스 솔루션)와 유한킴벌리의 ‘크리넥스’(화장지), 아모레퍼시픽의 ‘한율’(클린기능성 스킨케어), CJ프레시웨이의 ‘온리원 비즈넷’(푸드 비즈니스 원스톱 솔루션), LS일렉트릭의 ‘엔티즌’(EV 충전 인프라 마켓 플랫폼), KB라이프생명의 ‘KB STAR WM’(VIP 종합금융 자산관리), KCGI자산운용의 ‘주니어펀드’, 대상펫라이프의 ‘닥터뉴토’(펫푸드),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 기업 두나무의 ‘업비트’(디지털자산 거래소), 150년 전통의 오디오 기업 GN그룹의 ‘자브라’(헤드셋), 레오파마의 ‘아젤리아 크림’(여드름 치료제), 콩을 불리지 않고 집에서 간편하게 신선한 두유를 만들 수 있는 오쿠의 ‘아침앤 두유제조기’, 그라운드엑스의 ‘클립’(디지털 지갑),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온라인평생교육원 ‘STEP’(직업훈련 교육), 온라인 교육 서비스 기업인 코드잇의 ‘코드잇 스프린트’(IT 부트캠프), 서비스 로봇 스타트업 엑스와이지의 ‘아리스’(아이스크림 로봇), 더우리샵이 운영 중인 온라인 쇼핑몰 ‘우리샵’(전자상거래 쇼핑몰), 모스트엑스의 ‘큐어리’(개인용 저주파 자극기), 엔라이즈의 ‘콰트’(건강관리 플랫폼), 에스테틱 화장품 전문 브랜드 ‘에끌라두’(메디컬 코스메틱), 담화컴퍼니의 전통주 구독 플랫폼 ‘술담화’, 태일코포레이션의 친환경 식품 포장재 ‘247팩’(생활용품) 등 28개 브랜드가 새롭게 대상을 차지했다. 또 충남 천안시의 ‘유니브시티 천안’(청년 친화 도시)와 서울특별시 동대문구(탄소중립 도시)는 지자체 부문에서 각각 최고의 브랜드 행정 평가를 받았다.
“고객 중심 서비스로 독보적 경쟁력 확보”
[심사평]유창조 동국대 교수
동아일보는 올해 8회째 한국소비자 평가 최고의 브랜드상을 진행했다. 이 상의 취지는 소비자들에게는 의견이 반영될 권리,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기업에는 소비자 의견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 궁극적으로 기업의 가치 제고와 바람직한 소비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본 시상식의 수상 기업을 선정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유관 기관 공개 자료를 확인해 후보군이 선정되고 이를 공고했다. 둘째, 시상식에 응모한 브랜드들에 대한 최근 경영 자료를 검색해 수상에 하자가 없는 브랜드를 수상 후보로 선정했다. 마지막으로 학계 및 전문가로 구성된 5인의 심사위원회가 구성돼 응모사들이 제출한 공적서를 토대로 브랜드 전략의 적절성, 최적의 고객 체험 제공, 사회적 가치 제고 활동 등을 평가해 최종 수상사를 선정했다. 그 결과 삼성물산과 신한은행이 8년 연속, 제이투엘에프에이와 대전충남양돈농협이 7년 연속, 파크랜드와 마리오쇼핑이 6년 연속으로 수상사로 선정되는 등 모두 49개 브랜드가 수상사로 선정됐다.
인터넷과 모바일의 등장으로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인간의 생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 시기의 가장 큰 특징은 연결과 융합이다. 가상과 현실의 구분이 모호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되고, 산업이 융합되면서 새로운 사업 영역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에는 초연결성으로 수평적 사회와 권력의 이동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에 따라 기업과 소비자의 역전 현상이 목격된다. 이제 시장이라는 무대에서 주인공은 소비자이고 기업은 후원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기업의 경쟁력은 이제 무대에서 소비자를 주인공으로 초대하는 능력이 될 것이다.
이러한 지위 역전 시대에 기업은 어떤 경영을 해야 할까? 첫째, 기업은 소비자와의 협력을 통해 공동 창조를 시도해야 한다. 고객을 주인공으로 모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고객을 기업 경영에 초대하는 것이다. 특히 고객이 기업 경영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때 고객은 브랜드에 대해 주인의식을 느끼게 된다. 둘째, 고객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 미래 경영에서 고객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필수적이다. 고객이 쉽게 모이고, 의견을 공유하고 교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가 우월적 지위를 누리게 될 것이다. 이러한 플랫폼은 기업과 고객을 연결시켜 공동체 의식을 가져다준다. 마지막으로 브랜드는 도덕적 책임감을 바탕으로 품격을 관리해야 한다. 브랜드는 차별화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제시해야 하고 브랜드가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때 소비자의 마음과 지성을 사로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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