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설립 후 “성(性)에 대한 각종 금기를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 인디애나대 산하 ‘킨제이연구소’가 보수 진영의 거듭된 공격으로 위기에 처했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보수 진영은 킨제이 등 주요 성 연구소가 성과 인종 평등을 중시하고 낙태, 피임 등에 관용적이라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공화당 소속 로리사 스위트 인디애나주 하원의원은 지난해 초 “킨제이연구소가 소아성애자를 숨기고 있다”고 주장하며 주정부 차원의 예산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4월 공화당이 다수당인 인디애나주 의회 또한 예산 지원을 끊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인디애나대는 당분간 대학 재정으로 연구소 운영비를 충당하되, 장기적으로는 이 연구소를 독립기관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관한 인디애나대 이사회의 최종 표결이 29일, 1일 양일간 실시된다.
연구소 측은 독립 기관으로 바뀌면 치안 약화, 연구진의 임기 보장 혜택 등이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연구소가 소장 중인 최소 60만 장의 문서, 관련 공예품 2000여 개 등을 옮겨야 하는 상황에 처하거나, 최악의 경우 강경 보수주의자의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사회가 연구소를 학내에 남도록 하는 결정을 내린다 해도 정치적 논란이 ‘학문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비판 또한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교수진과 학생들도 분리에 반대하고 있다.
유명 생물학자인 앨프리드 킨제이 인디애나대 교수는 성에 관한 각종 금기가 만연하던 1948년 당시 평범한 미국인의 성생활에 관한 각종 사례 연구를 종합한 ‘킨제이보고서’를 출간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이 보고서는 찰스 다윈의 진화론 이후 가장 충격적인 보고서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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