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팀의 비즈워치]
100명에 500만~2000만원 ‘금일봉’
“기준도 없이 불공정-불투명” 지적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업무를 담당한 ‘기업결합 TF(태스크포스)’ 구성원 약 100명에게 별도로 격려금을 지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달 말 국내 한 5성급 호텔에서 기업결합 TF 팀원을 대상으로 만찬 회식을 열었습니다. 이와 별도로 대한항공 측은 해당 직원들에게 직급과 근속기간 등에 따라 500만∼2000만 원씩 격려금을 줬습니다. 대상은 100여 명으로 직원급은 500만∼1500만 원, 임원 및 팀장급은 2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이 사실이 다른 직원들에게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대한항공은 노사 합의에 따라 전년도 경영 실적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1년에 한 번 지급합니다. 올해는 전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407%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격려금은 일부 업무를 맡은 직원들에게만 ‘금일봉’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다른 직원들 사이에서 “기준도 없이 몰래 줬다”는 비판이 나오는 겁니다.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지급 절차 및 방법이 공정하지도 투명하지도 않다” “돈 준 것이 당당하면 왜 따로 주고 입막음시키느냐” “기업결합 팀원은 승진도 다 챙겨줬으면서 격려금까지 주느냐” 등의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측은 “정확한 금액은 공개하기 어렵다”며 정식 성과급이 아니라 격려금인 만큼 노사 합의 사항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기업결합심사 실무를 담당한 직원들에게 지난 3년여의 시간 동안 밤낮없이 쏟아온 노고를 위로하고, 남은 심사 완결까지 더 노력해 달라는 의미로 소정의 격려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는 9분 능선을 넘었습니다. 지난달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조건부로 승인 결정을 내리며 미국의 결정만 남은 상황입니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회사가 직원들을 격려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공정과 투명성에 민감한 요즘 세대 직장인들의 인식을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한 건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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