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타운 3부작’ 완간 배크만
“승자는 나쁜 행동 쉽게 용서받아
인간의 양면성, 갈등과 화해 그려”
“승자가 되는 것만이 인생에서 노력할 만한, 유일한 가치가 있는 일은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승자가 되는 법을 제대로 알려주고 싶어서 ‘베어타운 3부작’을 썼죠.”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43)은 5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2018년 ‘베어타운’(다산책방), 2019년 ‘우리와 당신들’(다산책방), 지난해 12월 ‘위너’(전 2권·다산책방)까지 3편의 연작 장편소설을 내놓은 이유를 밝힌 것. 그는 “승자는 나쁜 행동을 저질러도 얼마나 자주 용서받는지도 짚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1300만 부가 팔린 장편소설 ‘오베라는 남자’(2015년·다산책방)로 유명해졌다. 이 소설을 비롯해 그의 작품들은 국내에서 총 53만 부가 팔렸다. ‘베어타운 3부작’은 스웨덴 북부의 시골마을 베어타운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면서 시작된다. 전도 유망한 청소년 하키 선수가 한 여성을 성폭행한 것. 하지만 마을사람들은 앞날이 창창한 선수를 옹호하고 여성의 행실을 비난한다.
그는 “스포츠 경기에서 편을 나눠 경쟁하고 관중들이 갈라서서 응원하는 모습은 일종의 사회현상”이라며 “스포츠의 좋은 부분과 나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마을사람들이 열렬히 사랑하는 하키 선수가 잘못된 일을 저질렀을 때의 반응을 통해 인간의 양면성을 짚고 싶었다는 것. 그는 “사람들은 누군가가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파괴하려고 할 때 맹렬히 보호하려고 한다. 선한 사람들도 끔찍한 일을 벌일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오베라는 남자’는 평생을 바친 직장에서 정리해고를 당하고,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던 아내까지 세상을 떠나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남성을 엉뚱하고 따뜻한 유머를 담아 그려냈다. 이에 비해 ‘베어타운 3부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세밀한 장면과 심리묘사로 풀어낸다. 그는 “시종일관 웃기는 ‘오베라는 남자’와 달리 ‘베어타운 3부작’에선 코미디적 요소를 적게 썼다”며 “주인공 오베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오베라는 남자’와 달리 ‘베어타운 3부작’엔 여러 마을사람들이 등장해 (성폭행 사건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의견을 펼친다”고 말했다.
“진실이 있다면 그들의 인생이 무엇을 했는지보다 무엇을 할 뻔했는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 같은 문장처럼 인간에 대한 예리한 통찰도 엿보인다. 좋은 문장을 쓰는 비법을 묻자 그는 “난 항상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며 “예를 들어 강아지와 산책을 하러 가면 이 산책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한다. 그러면 머릿속에서 어떤 것이 ‘딸깍’한다”고 했다.
‘당신과 같은 작가가 되고 싶은 이에게 조언을 부탁한다’고 하니 이렇게 답했다.
“대부분의 정상적인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났는데 힘들면 힘을 내려고 노력해요. 보이지 않는 갑옷을 입고 세상으로 나가려고 하죠. 하지만 만약 여러분이 작가가 되고 싶다면 당신을 ‘울게 하는 것들’을 찾으러 가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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