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용 늘어 작년 4500만 건
하루에 400∼500대 가량 고장
바퀴-단말기 등 선별해 재활용
“지속가능성 위해 노력 기울일 것”
“세금이 한두 푼 들어가는 게 아닌데 안전하면서도 친환경적인 따릉이를 만들어야죠.”
5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서울시설공단 산하 강북공공자전거관리소. 서울시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 공공자전거 ‘따릉이’의 정비를 책임지는 정비 반장 맹관영 씨(36)가 이렇게 말했다. 이곳에서 만난 정비사 12명은 QR코드 단말기 고장, 타이어 구멍 등 고장난 따릉이를 수리하느라 한창이었다.
자전거관리소 작업장 한가운데에는 브레이크, 안장, 바퀴 등 각종 자전거 부품을 종류별로 분류해 둔 큰 서랍함이 있었다.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재활용할 수 있는 따릉이 부품들을 미리 분류해 놓은 것”이라며 “정비사들이 이곳에서 필요한 부품을 골라 자전거를 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재활용으로 예산 절감에 친환경까지
이처럼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따릉이 부품들을 분리해 재활용하고 있다. 폐차해야 하는 따릉이에서 앞바퀴, 뒷바퀴 등 다시 쓸 수 있는 부품을 선별해 분류하고, 고장난 따릉이를 고칠 때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자전거 부품 재활용을 시범 추진한 결과 확보한 부품 총 5136개 중에서 4987개를 재활용했다. 이에 따라 약 1억3000만 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있었다.
지난해 총 4종류의 부품을 재활용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3종류를 추가해 재활용할 계획이다. 선별된 부품 중 25%만 재활용한다고 해도 부품 구매 비용이 2억 원 이상 절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맹 씨는 “자전거 전문가들이 수차례 안전 점검을 마쳐 정비한 따릉이를 배치하고 있는 만큼 시민들이 안전하게 따릉이를 많이 이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예산 절감을 통해 시민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힘쓸 계획이다. 추가로 재활용 가능한 부품이 있는지 검토해 재활용 시스템을 확대하고 탄소 절감 등도 실천한다는 구상이다.
● 지난해 이용 4500만 건 넘어서
서울시에 따르면 따릉이 이용자는 매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21년 따릉이 이용건수가 약 3200만 건을 기록한 데 이어, 2022년엔 약 4100만 건, 지난해엔 약 4500만 건까지 늘어났다. 이용 건수가 늘면서 고장 사례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강북공공자전거관리소에는 매일 400∼500대의 ‘아픈 따릉이’가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맹 씨는 “육안으로 먼저 검토한 뒤 자전거를 분해해 재활용 가능한 부품을 추린다”며 “특히 바퀴나 단말기 고장이 잦아 이런 부품은 자주 교체한다”고 설명했다. 추려진 부품들은 다른 따릉이 정비센터로도 보내져 재활용된다. 서울 내에 위치한 도봉, 중랑, 개화 등 따릉이 정비센터 9개소에서 재생된 부품을 이용해 따릉이를 정비하고 다시 현장에 자전거를 배치한다.
재활용 부품을 사용해 안전이 취약한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시설공단 관계자는 “안전장치와 관련된 부품은 재활용하지 않고, 나머지 부품만 재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자전거관리소에서 재생 전담 직원, 부품 정비 직원, 배송 직원이 단계적으로 부품의 안전성과 운행 가능 여부를 여러 차례 점검하는 과정을 거친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시민들이 사랑하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한 공공자전거 따릉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환경과 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속가능성에 대한 꾸준한 고민과 함께 이용 시민의 편의성 및 안전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며 운영 효율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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