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1기, 72기 임관식서 뜻깊은 행사
6·25때 2기 후배들이 선배들에 건네
당시와 똑같이 제작… “희생정신 계승”
美시민권 포기-보라매 형제 임관도
6일 충북 청주시의 공군사관학교 연병장. 공사 1기이자 6·25 참전 조종사인 이배선 예비역 대령(92)이 졸업생 대표인 강민성 소위의 어깨에 태극기를 걸어줬다. 그러면서 “선배들의 위국헌신 정신을 계승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뜻깊은 이벤트는 제72기 공사생도 졸업 및 임관식에서 마련됐다. 이 대령은 6·25전쟁 당시 미군이 지원한 F-51 무스탕(머스탱) 전투기를 몰았다. 1952년 12월부터 정전협정 체결 때까지 강원도 동부전선 등에서 92차례나 적진으로 출격해 정찰·폭격 임무를 하면서 사선을 넘나들었다. 함께 출격한 동료 조종사가 적의 대공포탄을 맞고 추락해 산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아픔도 겪었다.
이 대령이 전달한 태극기에도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12월 공사 1기 조종사들은 비행 훈련을 마치고 첫 출격을 앞두고 있었다. 당시 공사 2기 후배들은 선배들의 무운과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격려 문구와 서명을 새긴 태극기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날 전달된 태극기는 바로 당시의 그 태극기 실물과 똑같이 제작된 것. 이 대령은 “70여 년 전 목숨을 바쳐 조국을 지켰던 선배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임관식에선 166명(여생도 15명 포함)이 4년간의 강도 높은 사관생도 과정을 수료하고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 강전영 소위가 최우수 종합성적을 거둬 대통령상과 함께 종합우등상을 받았다. 종합우등상은 학기별 우등상을 8번 수상한 졸업생에게 수여된다.
이날 임관한 김승겸 소위는 조국의 영공을 지키는 ‘빨간 마후라’가 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김 소위는 두 살 때 한국으로 와 초중고교를 마쳤다. 고교 1학년 때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에어쇼를 처음 관람한 것을 계기로 전투 조종사를 인생의 목표로 잡았다고 한다. 이후 2020년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공사 입학의 꿈을 이뤘다. 세 쌍의 보라매 형제도 이날 탄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