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같은 편의점 인간들이 공감하는 직업병 같은 것인데 그건 바로 ‘전진 입체 진열’이다. 상품이 판매되고 난 후 진열대에 빈 공간이 없도록 뒤에 있는 상품들을 앞으로 당겨 진열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해야 상품이 눈에 잘 띄고 볼륨감 있게 연출돼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배웠다). 여기에 익숙해진 나는 편의점에서 앞칸이 비어 있는 진열대를 볼 때면 지퍼 열린 바지, 모자 뒤집힌 후드티, 단톡방의 틀린 맞춤법이라도 본 것처럼 바로잡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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