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컨설팅]美 달러 투자, 자산 가치 지키는 출발점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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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자산, 위기 시 가치 하락 가능성
달러 자산으로 위험 분산해야
외화 정기예금·미 채권으로 보유
분산 투자 원한다면 역외펀드 활용

김성호 SC제일은행 외환파생영업부 이사대우
김성호 SC제일은행 외환파생영업부 이사대우
Q. 지난 몇 년간 지속된 고환율로 달러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됐다. 자산가 A 씨도 달러 투자를 통한 환차익 및 포트폴리오의 안정성 증대에 관심이 커져 어떻게 투자하면 좋을지 상담을 요청했다.

A.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미국 달러화, 일본 엔화 등 주요 국가의 통화보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위험 통화로 분류된다. 수출 중심인 한국 경제의 구조적 특수성 아래에서 원화 가치는 때때로 세계 경기와 무역량의 변동 폭보다 더 큰 변동성을 보이고, 특히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 원화 가치가 크게 위협받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경제 위기에 직면한 투자자들이 원화로 보유하고 있는 위험자산에서 벗어나 달러 표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원화 중심의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는 환율의 영향으로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자산을 원화로 보유하는 일에 대해서는 다소 고민이 필요하다.

원화 자산 일변도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안고 있는 위험성을 줄이는 방법은 달러 자산을 일부 보유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언제 닥칠지 모를 경제 위기나 원화 가치의 하락에 현명하게 대응하면서 예기치 않은 경제 환경 변화에도 투자 자산의 실질 가치를 지킬 수 있다.

달러 투자를 시작하려면 우선 달러 거래가 가능한 계좌를 개설하고 달러를 매수해야 한다. 외화 통장을 통해 달러를 매수하는 경우 ‘전신환 매도율’(해외로 송금할 때)이 적용되는데 ‘대고객 매매기준율’(환율 고시 금융기관과 고객과의 외환 거래 시 기준이 되는 환율)에 통상 0.95%포인트 수준의 환전 수수료가 붙는다. 환율 우대 이벤트 등을 제공하는 금융기관을 활용하면 환전 수수료를 최소화해 달러를 매수할 수 있다. 거래 금액이 크다면 고액 자산가 및 기업 전용 외환 전담 창구를 운영하는 금융기관에서 본점 외환딜러를 통해 직접 외환 거래를 하면 지점 창구의 일대일 거래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달러를 살 수도 있다.

이렇게 매수한 달러를 현명하게 보유하고 운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은행에서 제공하는 외화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방법이 있다. 일정 조건에 부합하면 금리 및 환율 우대의 두 가지 혜택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이벤트를 활용할 경우 예상 수익률은 높이고 수수료는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이고 싶은 투자자라면 은행의 특정금전신탁이나 증권사를 통해 달러 표시 미국 국채 혹은 미국 우량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경기 침체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서는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진다. 이때 달러 표시 미국 채권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금리 인하로 인해 채권 가격은 상승하고 안전자산 선호로 인해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달러로 이자 수익까지 수령할 수 있다는 점도 달러 표시 채권 투자의 장점이다.

소액으로 적립식 투자를 하거나 여러 가지 자산군에 분산 투자를 하고 싶다면 역외펀드도 좋은 선택지다. 미국의 하이일드채권, 주택저당증권(MBS), 구조화채권 등과 같이 직접 투자로는 접근이 어렵지만 매력도가 높은 자산군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개인 투자자에게 달러 자산으로의 투자 배분은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통한 위험 분산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순수한 환매매 차익은 비과세 소득이기 때문에 세금 부담 없이 추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불확실한 미래와 예기치 않은 국내외 경제 위기에 대비하고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차원에서 달러 자산 투자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한다.

#미국 달러 투자#외화 정기예금#미국 채권#원화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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