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배상 따른 건전성 우려 문제없어”
“초단타 공매도 빈번” 개미들 지적에
李 “최근 사례 점검” 관련 조사 예고
금융감독원이 11일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분쟁조정 기준안을 발표한 가운데, 이복현 금감원장(사진)이 ELS 손실 사태에서 불거진 ‘감독당국 책임론’에 대해 사과했다. 초단타 매매를 통한 무차입 공매도가 빈번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관련 조사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이 원장은 1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개인 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홍콩H지수 ELS 등 고난도 상품과 관련해 면밀히 감독 행정을 하지 못해 손실을 본 피해자, 국민들께 고통과 불편을 드려 송구하다”며 “반성에 기초해 앞으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제도 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ELS 배상으로 인해 국내 은행업의 전반적인 건전성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반박했다. 이 원장은 “다양한 시나리오 안에서 분석해 봤는데 (ELS 분담금 등에 따른) 자기자본비율(BIS) 등 건전성에 문제가 없고 주주 친화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에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7일 금융당국의 ELS 손실 배상 압박 등으로 국내 은행들의 영업 환경과 건전성, 수익성 약화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국내 은행 시스템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춘 바 있다.
이 원장은 은행권에서 선제적인 배상 시 배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개인적으로 배임 관련 여러 법률 업무를 20년 넘게 해왔는데 그렇게 볼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조성자(MM)와 유동성 공급자(LP)가 결탁해 공매도 호가를 낮은 가격에 내놓고 주가를 교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6일부터 MM·LP의 차입 공매도를 제외한 공매도를 전면 중단했다. ‘배터리 아저씨’로 알려진 박순혁 작가는 “MM·LP의 불법 공매도가 의심되는 상황인 만큼 조사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진행 과정에서 MM·LP의 공매도는 중지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개인 투자자들의 주장에 이 원장은 “지난해 상황 점검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 사례 등을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불법 무차입 공매도 방지 전산 시스템 구축에 대해서도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금감원과 한국거래소가 무차입 공매도를 실효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4, 5개 검토했고 이 중 2, 3개 방안에 대해 더 검토 중”이라며 “한두 달 후에 설명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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