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黨지지율 상승, 현장선 달라
목련 피면 서울편입 뜬구름 말고
이종섭 문제-사과값부터 해결을”
4·10총선을 28일 앞두고 국민의힘 내에서 “총선 최대 격전지인 서울 ‘한강벨트’부터 판세가 불리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강에 인접한 지역구인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후 잠잠해졌던 ‘수도권 위기론’이 다시 불거진 것이다. 당내에선 “‘한동훈 원톱’만으로는 중도 확장에 한계가 있다”며 “선거 전략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나경원 전 의원은 1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강벨트가 아슬아슬하고, 여당에 아주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당 지지도에서 여당이 더불어민주당보다 높다는 것은 착시”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한강벨트 지역구 중 하나인 동작을에 출마했다. 장동혁 사무총장도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 “지금도 녹록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갤럽의 서울 지역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2월 4주 37%에서 3월 1주 45%로 8%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민주당은 30%에서 24%로 6%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마포 광진 성동 등 한강벨트 지역구에서 진행된 여야 후보 간 여론조사에서는 여당 후보가 오차범위 밖 열세이거나 오차범위 내 박빙을 벌였다. 여당 관계자는 “민주당 공천 파동이 수습 국면에 들어서면서 반사이익 효과가 끝났다”며 “서울 지역 정당 지지도 조사에 취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여당 내에선 사과값 폭등으로 대표되는 물가 상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 대사 출국 논란, 의료공백 장기화 등을 여당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꼽고 있다. 한강벨트 지역구에 출마하는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한 위원장 발언을 겨냥해 “‘목련 피는 봄에 김포가 서울로 편입된다’ 등 뜬구름 같은 약속 대신 사과값부터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지역 출마 후보는 “‘한동훈 원톱’ 선거로 가니 피로감이 있다”며 “후보 경쟁력을 내세워야 하는데 후보들의 면면이 선거 전면에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당 관계자는 “한강벨트에서 밀리면 서울은 물론이고 수도권(122석) 전체가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與후보들 “서울 黨지지율 상승은 착시… 이종섭-고물가 등 악재”
與, 한강벨트 등 수도권 위기론 “野사천논란 기대며 안이한 대응 한동훈 원톱 계속가니 피로감 민주-조국당 합치면 지지율 열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출국 절차와 물가 폭등, 의료공백 장기화가 문제다.”(국민의힘 나경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서울 동작을 후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이재명 때리기’가 처음엔 속 시원했지만 더는 신선하지 않다. 물가를 어떻게 잡을지 시원하게 이야기해줘야 한다.”(한강벨트 출마 후보 캠프 관계자)
국민의힘 내부에서 4·10총선 최대 격전지인 서울 한강벨트 판세를 중심으로 잇단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명횡사’ 공천 논란에 여당 지지율이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정작 격전지인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여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게 열세이거나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면서 ‘수도권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 후보들은 ‘여권발 악재’도 우려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출국 논란과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 장기화, ‘5·18 북한 개입설’ 발언으로 논란이 된 도태우 변호사의 대구 중-남 공천 결정 유지 등 때문이다. 한 한강벨트 출마 후보는 “이재명 사천 논란에 민주당이 스스로 무너진다고 믿고 정작 여권 악재에 안이하게 대처했다”고 말했다.
● 與 내부 “한강벨트 판세 불리”
여당은 총선을 앞두고 “한강벨트를 탈환해서 서울 승리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2020년 총선에서 마포, 용산, 성동, 광진, 동작, 영등포, 강서, 강동 등 한강과 인접한 한강벨트 지역구 16곳 중에서 용산 1곳만 승리했다. 2022년 대선에선 ‘부동산 심판론’ 바람을 타고 윤석열 대통령이 강서를 제외한 한강벨트 전 지역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앞섰다. 같은 해 지방선거에선 성동구를 뺀 나머지 한강벨트 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모두 이겼다. 여당 관계자는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잇달아 이겨 한강벨트를 격전지로 여기며 기대를 걸었는데, 정작 총선 본선 경쟁력에서 야당 후보에게 밀리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실제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0일 중-성동갑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전현희 후보는 42.9%, 국민의힘 윤희숙 후보는 36.6%로 오차범위 내인 6.3%포인트 차였다.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8∼10일 조사한 결과 광진을에선 민주당 현역 고민정 후보가 40%, 국민의힘 오신환 후보가 33%를 기록해 7%포인트 격차였다. 같은 조사에서 마포을의 경우 민주당 정청래 후보는 41%, 국민의힘 함운경 후보는 32%였다. 오차범위 밖인 9%포인트 차였다. 한국갤럽 등의 서울 지역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높게 나타난 것과는 다른 결과다.
한 서울 지역 후보는 “실제 지지율이 후퇴하는데 오른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었다”며 “조국혁신당이 나타난 뒤 정권심판론에 힘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도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지지율을 합치면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한참 밑돈다”며 “민주당과 단순 비교해서 우리 당 지지도가 높다고 보는 것은 착각”이라고 했다.
● “고점 찍은 한동훈, 신선함 사라져”
수도권 후보들은 ‘한동훈 원톱’의 한계를 지적했다. 한 경기 지역 후보는 “한동훈 원톱으로 계속 가니까 피로감이 있다”며 “후보가 많은데 그 사람들이 전면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서울 지역 후보는 “지역 연고가 없는 후보를 공천한 것도 영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도 변호사의 공천 유지 결정도 도마에 올랐다. 여당 관계자는 “도 변호사를 내치면 ‘난교 예찬’으로 논란이 된 친윤(친윤석열) 장예찬 후보도 물러나야 하니 유지한 것 아니겠느냐”며 “영남 보수층 눈치만 보는 ‘도로 영남당’이 됐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당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15일 호남 방문을 앞두고 도 변호사 공천 유지 문제 해법 등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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