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0일 미 워싱턴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 직전 일본제철의 미 철강기업 US스틸 인수 추진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할 계획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집권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노동조합의 표심 잡기에 바쁜 바이든 대통령이 외국 회사의 미 제조기업 인수에 제동을 걸어 노동계에 구애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 4위 철강업체인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US스틸을 149억 달러(약 19조6000억 원)에 매수하겠다고 발표했다. US스틸은 산업 부흥기인 20세기 미국의 자존심이었던 철강기업이다. 이후 미 정치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잇달아 거센 반발이 나오면서 매각이 순조롭게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철강노조의 반발이 심하다.
백악관은 지난해 12월에도 “미 안보에 중요한 물자를 생산하는 US스틸의 역할을 감안할 때 해당 거래에 대한 신중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의 방미에 맞춰 또다시 우려를 표명하고 연방정부 차원의 추가 조사가 이뤄진다면 인수 성사는 불투명해진다. 야당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올 1월 “US스틸이 일본에 팔린다니 끔찍하다. 즉각 저지할 것”이라고 반대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1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개별 기업의 경영 사안에 대한 언급을 삼가겠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미일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공고해지고 있다. 자유롭고 열린 경제 질서의 유지 강화, 경제안보 협력 등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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