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이어 차기 경영진 잇단 제동
2대 주주 국민연금 선택 주목
삼성물산 주총선 행동주의펀드 완패
KT&G의 대주주인 IBK기업은행에 이어 국제 의결권 자문사 ISS도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 선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KT&G의 지배구조 개선을 주장하고 나선 행동주의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털파트너스(FCP)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이달 말 주총에서 사측과의 표 대결이 주목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SS는 28일로 예정된 KT&G 정기 주주총회에 올라온 안건 중 방 수석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 반대표 행사를 사실상 권고했다. ISS는 기업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국부펀드,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에게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자문기관이다.
ISS는 KT&G 측이 함께 추천한 임민규 사외이사, 곽상욱 감사위원 등의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모두 반대 의견을 냈다. 기업은행이 추천한 손동환 사외이사 선임 안건만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ISS는 보고서에서 “KT&G가 지속적인 지배구조 및 경영 문제를 겪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독립적인 사외이사 선임이 주주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주주들이 손 후보자에 대해 지지표를 결집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T&G는 “4년여에 걸쳐 고위경영자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객관적인 의견을 반영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선임 절차를 통해 사장 후보를 선정했다”며 “ISS는 명분 없는 반대 권고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2대 주주인 국민연금(6.64%·지난해 말 기준)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28일 주주총회에서 ISS의 권고를 받아들인다면 방 수석부사장은 낙마할 가능성이 커진다. 앞서 최대 주주인 기업은행(7.11%)도 12일 공시를 통해 KT&G 이사회가 추천한 후보들의 선임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KT&G는 이번 주총 표결에서 현재 이사진 후보로 올라온 인사 3명 중 2명을 선임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열린 삼성물산 주주총회는 행동주의펀드들의 ‘완패’로 끝났다. 시티오브런던, 안다자산운용 등 5곳의 행동주의펀드 연합은 삼성물산에 △500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 △이익 배당 보통주 1주당 4500원, 우선주 1주당 4550원으로 확대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주총에 참석한 주주의 77%(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가 삼성물산 이사회가 올린 안건을 택했다. 7.01%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행동주의펀드 측의 제안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삼성물산은 미래 투자 여력을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며 주주들에게 보통주 1주당 2550원, 우선주 1주당 2600원의 현금 배당을 제안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