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이 취소된 서울 강북을에서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재선인 박용진 의원과 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 간 양자 재경선을 치른다고 17일 밝혔다. 경선은 일반 국민 투표 없이 권리당원 투표만 반영하도록 해 당내에선 “결국 또 친명(친이재명)계 강성 지지층이 밀어주는 후보에게 유리한 구조”라는 비판이 나왔다.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를 받은 박 의원은 재경선에서도 득표의 30% 감산이 적용되는 반면에 조 이사는 ‘여성 신인’ 가점 25%를 받는다. 산술적으로 박 의원이 득표율 64.1%를 기록해도 이길 수 없는 구조다.
민주당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강북을 전략경선 후보자를 공모한 결과 27명의 후보자가 신청했다”며 “박 의원과 조 이사 간 양자 경선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선은 18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며 전국 권리당원 70%, 강북을 권리당원 30%의 온라인 투표 결과가 반영된다. 강성 친명계인 정 전 의원은 결선에서 박 의원을 제쳤지만 막말 파문으로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박 의원과 맞붙게 된 조 이사는 2010∼2012년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했으며 2020년부터 노무현재단 이사를 맡았다. 최근까지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유튜브 ‘알릴레오’ 방송을 진행했다.
조 이사가 경선 후보로 확정된 것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친명 자객공천 프레임이 다시 부각되지 않도록 친명 색채가 옅은 후보를 선정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북을 전략경선 공모엔 친명계인 한민수 대변인과 조상호 당 법률부위원장도 신청했으나 결국 배제했다는 것. 당 지도부 의원은 “타 지역 경선에서 떨어진 후보(조 부위원장)나 비례대표 공모에서 탈락한 후보(한 대변인)는 제외하자는 판단도 있었다”고 말했다.
비명계에선 여전히 “양자 경선은 박용진을 두 번 죽이겠다는 것”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한 비명계 인사는 “박 의원은 30% 감점되고 조 이사는 25% 가점되는데 해보나 마나 한 경선”이라고 했다. 권리당원 투표만 반영하기로 한 것을 두고도 박 의원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강북을 선거구가 어떤 곳인지 모르는 전국의 당원들이 투표권자로 나서야 할 근거를 듣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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