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 ‘미적분’ ‘기하’ 등 지정 폐지
문과생 의대 진학 때 제약 줄지만
대학별 가산점 비중 잘 따져봐야
2025학년도 대학 입시에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선택과목 지정을 폐지한 대학이 많다. 2022학년도 수능 때 선택과목이 도입된 지 4년째 되는 해에 생기는 변화다. 그러다 보니 주로 문과생이 응시하는 선택과목 시험을 보고 의대에 지원할 수 있는 대학도 있다.
2025학년도에는 특히 자연계열의 수능 선택과목 지정을 폐지한 대학이 많다. 20일 진학사에 따르면 공고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계획 기준으로 자연계열의 수능 선택과목을 수학 ‘미적분’(미분과 적분) 혹은 ‘기하’와 ‘과학탐구’로 지정한 대학은 33곳으로 2024학년도(52곳)보다 크게 줄었다.
수학 영역의 경우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로 나뉘는데 문과생은 주로 ‘확률과 통계’를, 이과생은 나머지 두 가지를 선택한다. 또 수험생은 사회·과학·직업탐구 중 한 과목에 응시해야 한다.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은 자연계열의 수능 선택과목 지정을 폐지했다. 고려대는 과학탐구 지정은 유지하고 수학 영역 선택과목만 폐지했다. 서울시립대는 수학 영역 선택과목은 유지하고 과학탐구 지정을 폐지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선택과목 지정을 폐지하는 대신에 미적분과 기하 및 과학탐구를 응시한 자연계열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대학이 늘었다는 것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자연계열 특성상 미적분이나 기하, 과학탐구 역량이 필요하다 보니 선택과목 지정은 폐지하면서도 가산점을 통해 보완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광운대 국민대 동국대는 미적분과 기하에 3% 가산점을 주고, 숭실대는 모집 학과별로 5% 혹은 7%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대학별로 가산점을 주는 방법이나 비중이 다르므로 반드시 모집 요강을 확인하고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대학들이 이처럼 자연계열의 선택과목 지정을 폐지한 것은 문과생도 자연계열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2022학년도 통합수능 시행 이후 이과생이 인문계열에 교차 지원해 더 좋은 대학에 합격하는 일명 ‘문과 침공’ 현상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로 인해 벌어지는 문과 불리 현상을 완화하고 문과생의 이과계열 지원 장벽도 낮추자는 취지로 선택과목 지정을 폐지하는 곳이 늘고 있는 것이다.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는 ‘확률과 통계’ 및 사회탐구 응시자도 의대에 지원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지원 기회가 확대됐음에도 문과생이 상위권이나 최상위권 대학 이공계열이나 의대에 합격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본적으로 수능에서 이과생이 문과생보다 상대적으로 점수가 높고, 선택과목을 폐지한 대학 중에서도 가산점을 부여하는 곳이 많아서다. 우 소장은 “의대 증원과 무전공 선발 확대 방침이 반영된 입학 요강이 다음 달 공고될 예정인 만큼 지원을 원하는 대학의 수능 선택과목 지정 여부를 반드시 확인한 후에 막판 입시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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