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 데드(Walking dead)’라고 하면 저 유명한 미국 TV 드라마 속 좀비를 떠올리겠지만, 현실에서도 유사한 사례는 존재한다. 코타르증후군(Cotard’s syndrome)이 그런데, 이 증후군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죽었다거나 신체의 일부가 사라졌다고 믿는다. 내장이나 혈액, 팔, 다리 같은 신체 기관의 일부 또는 영혼이 사라졌다고 여기는 것이다. 자신이 이미 죽어서 부패하고 있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 신경과학자가 뇌가 오작동했을 때 벌어지는 실제 사례들을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생생하게 기술했다. 10년이 넘게 자신이 고양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사람, 숟가락으로 이를 닦고 칫솔로 밥을 먹는 사람, 거울에 비친 자신이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저자는 이런 사례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뇌졸중, 종양, 외상 등으로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을 경우 실제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코타르증후군을 포함해 기이한 망상을 실제로 믿게 되는 현상은 뇌에 있는 ‘타당성 검증 기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뇌는 가끔 틀린 설명을 내놓지만, 정상적인 사람의 경우 뇌에서 타당성 검증 기제가 작동해 터무니없는 추측이나 판단을 제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 이 타당성 검증 기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환자들은 일반 사람들은 ‘망상’이라고 판단하는 믿음을 실제로 확고하게 믿게 된다고 말한다.
이런 사례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상적’이라는 것이 굉장히 취약한 개념이라는 것을 지적한다.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행동이 아무리 특이해 보여도 사실 우리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사람들이 겪은 일이라고 말한다.
한편 저자는 삶이 영원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할 수 있을 때 뇌의 모든 기능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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