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무표정한 한 사람이 ‘마음 수선’ 가게 앞에 놓인 고장 난 시계를 가져간다. 자신의 마음처럼 시계 속 뻐꾸기는 울지 않고 조용하기만 하다. 캄캄한 집 안엔 아무리 스위치를 눌러도 불빛이 들어오지 않는 전등, 아무리 잠그려 애를 써도 물이 끝없이 쏟아져 욕실을 물바다로 만든 고장 난 수도꼭지의 모습 등이 펼쳐진다.
주인공은 ‘행복하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라는 질문을 떠올린다. 질문에 화답하듯 그를 둘러쌌던 어두운 풍경들은 빛으로 변해간다. 덕분에 그의 마음도 긍정적으로 변한다. 눈물 속에 풍덩 뛰어들어 물놀이를 할 수 있다 생각하거나, 고장 난 손잡이 틈새로 꽃이 피어나는 장면을 상상하는 식이다. “잊고 있었어.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주인공은 자신의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수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두 차례 선정된 그림 작가의 따뜻한 느낌의 그림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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