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로 전략 공천된 한민수 대변인이 언론인 시절 “하루아침에 날아온 후보”에 대한 비판 칼럼을 썼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준비도 안 된 후보를 당에서 갑자기 지역구에 공천한 방식을 비판한 칼럼이었는데, 정작 본인도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22일 ‘늑장 공천장’을 받고 연고 없는 지역에서 선거를 치르게 됐다.
한 대변인은 언론사 재직 중이던 2016년 ‘황당한 선거구’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공천을 지적하면서 “정치권이 지역 주민을 ‘장기판의 졸(卒)’로 여기는 게 아니라면 이럴 순 없다”고 썼다. 그는 당시 민주당 최명길 후보가 대전 유성갑 예비후보로 경선까지 치른 뒤 경선에서 패배하자 서울 송파을에 전략 공천된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최 후보가 경선 때 내건 슬로건은 ‘유성 행복특파원’. 지금 그의 현수막에는 ‘송파 행복특파원’이 대문짝만 하게 적혀 있다”며 “하루아침에 날아온 최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 골목 번지수나 알고 있을까”라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이래도 되는 걸까”라고도 했다.
한 대변인은 총선을 불과 19일 남겨둔 시점에 전략 공천되면서 지역구 투표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직선거법 37조를 보면 선거인 명부는 국회의원 선거일 22일 전(22대 총선의 경우 3월 19일)을 기준으로 작성한다. 한 대변인은 선거인 명부 작성 기준일이 지나 공천을 받아 주소지를 옮길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명부에 따르면 그는 현재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고 있다. 지방선거는 출마자가 반드시 해당 지역구에 거주해야 하지만 총선은 다른 지역구에 살아도 출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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