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MLB’에 150억 통 큰 베팅… 쿠팡 ‘마케팅 홈런’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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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전 중계권-티켓 판매 등 대행
‘오타니 효과’로 전세계 이목 끌어… “쿠팡-쿠팡이츠 연계해 수익 모델”
현대차도 12억 후원, 홍보 효과 톡톡“… 스포츠 마케팅 더욱 활발해질듯”

한국에서 최초로 열린 메이저리그(MLB) 개막전에 쿠팡이 총 150억 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자동차와 우리금융그룹도 각각 12억 원과 7억 원을 후원했다. 기업들이 스포츠를 이용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20, 21일 서울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MLB 개막전 2연전 대행을 위해 MLB 사무국에 100억 원을 지불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통해 단독 중계하고, 티켓 판매와 마케팅 등을 대행하는 조건이다. 쿠팡은 선수 체재비와 구장 대여, 아웃소싱 등 기타 행사 비용에도 50억 원을 추가 지불했다.

미국 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는 현대차도 MLB 사무국에 12억 원을 지급하고 후원 계약을 맺었다. 현대차는 수소전기버스와 전기차 등 18대를 행사에 지원했고, 첫 홈런을 친 무키 베츠(LA다저스)에게 전기차 ‘아이오닉5’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열였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그룹이 7억 원을 들여 MLB 개막전 후원을 따내며 금융권 스포츠마케팅 경쟁에 불을 붙였다.

2019년 ‘호날두 노쇼(No Show)’ 논란이 벌어졌던 이탈리아 축구 클럽 유벤투스는 방한 당시 약 43억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후원 방식이 다양해지고 규모도 커진 것이다. 최준서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비싼 돈을 내더라도 ‘메가 이벤트’에 선택과 집중해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특히 쿠팡은 단순 홍보가 아니라 쿠팡쇼핑몰, 쿠팡이츠와 연계해 수익을 내는 모델이라 큰 예산을 투자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2022년에도 손흥민 선수 소속팀인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를 한국으로 초청한 바 있다. 올여름에는 김민재 선수가 뛰는 독일 인기 구단 바이에른 뮌헨도 초청할 예정이다.

12억 원을 낸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되는 MLB 개막전에서 브랜드 노출을 통해 홍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에서 전년 대비 12.1% 증가한 165만2821대를 팔아 역대 최다 판매를 달성했다. 특히 MLB 최대 스타인 LA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 선수가 MLB 진출 초기인 2018년 현대차 ‘LF쏘나타’를 타고 다닌 점은 또 다른 홍보 포인트가 됐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과 하나, 신한에 이어 우리금융그룹까지 스포츠를 활용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KB는 2006년 피겨 여제 김연아 선수와 인연을 맺고 17년간 동계 스포츠 후원에 앞장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1998년부터 축구 국가대표, 신한은행은 2018년부터 KBO 야구 후원을 맡고 있다.

또 다른 후원사 오비맥주는 경기장 내 신제품 ‘카스 라이트’를 판매하며 홍보에 나섰다. 공식 개막전에 앞서 열린 스페셜 경기에서만 생맥주 1만4000잔 이상, 캔맥주 1만6000캔 이상을 판매했다. 후원사 파라다이스시티도 경기장에 브랜드를 노출시켜 호텔 홍보에 나섰다.

MLB 개막전이 성공리에 막을 내리며 국내 기업들의 스포츠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는 “30만∼40만 원이 넘는 비싼 티켓 가격이지만 모든 경기가 매진되는 대성공을 했다”며 “한국 소비자들의 티켓 소구력에 의문이 있었는데 MLB 개막전이 국내 스포츠마케팅의 좋은 선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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