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바흐 되살린 ‘마태 수난곡’… 韓-獨-스위스 협연으로 듣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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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교회음악 최고봉으로 꼽혀
獨 악단과 韓-스위스 합창단 연주
내달 3일 롯데콘서트홀서 공연

4월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취리히 징아카데미 합창단,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과 함께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연주하는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롯데문화재단 제공
4월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취리히 징아카데미 합창단,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과 함께 바흐의 마태 수난곡을 연주하는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롯데문화재단 제공
바로크 교회음악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바흐 ‘마태 수난곡’을 독일 오케스트라와 한국, 스위스의 합창단이 연주한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다음 달 3일 스위스 취리히 징아카데미 합창단과 한국의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 협연으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마태 수난곡을 공연한다. 2006년 라이프치히 바흐 콩쿠르 우승자인 지휘자 겸 하프시코드(피아노의 전신) 연주자 프란체스코 코르티가 지휘를 맡는다.

마태 수난곡은 성경 마태복음에서 그리스도가 배신을 당하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수난의 이야기를 음악극으로 만든 작품이다. 바흐 시대 이후 한동안 잊혀졌지만 한 세기 뒤인 1829년에 이 곡이 초연됐던 라이프치히에서 20세의 멘델스존이 이 곡을 무대에 올리며 이후 대대적인 ‘바흐 부활’의 단초를 만들었다. 당시 연주를 관람한 철학자 헤겔은 ‘바흐는 위대하고 진실한 신교도였으며 강인하고 박식한 천재였다’고 말했다.

바흐가 앞서 작곡한 ‘요한 수난곡’이 극적이라면 마태 수난곡은 한층 명상적이고 심리적인 수난곡으로 꼽힌다. 이중(二重) 합창과 오케스트라 구조를 택해 지휘자 양쪽에 각각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나눠 앉으며 때로는 함께, 때로는 상대방의 연주에 반응하듯 연주해 곡의 입체감과 극적 효과를 높인다. 그리스도의 신격(神格)을 긴 베이스 음이 상징하고, 눈물이 떨어지는 모습은 플루트의 스타카토(끊는 음)로, ‘십자가에서 내려오라’는 군중의 외침은 낮게 내려가는 음으로 표현하는 등 바흐가 곡 곳곳에 숨겨 놓은 상징을 해독하는 재미도 있다.

1987년 창립된 뒤 이름대로 바로크 음악 연주에서 권위를 인정받아 온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두 시간 거리인 취리히의 징아카데미 합창단과 2017년부터 함께 연주를 펼쳐 왔다. 이들과 함께하는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도 바로크 음악 연주에 있어 작곡 당시 연주법을 살려 연주해온 점에서 공통된다.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은 지난해 마태 수난곡, 올해 요한 수난곡을 자매 악단인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과 함께 전곡 연주하며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여섯 명의 성악 솔로진 중 극의 진행을 이끄는 ‘스토리텔러’ 격의 복음사가는 테너 막시밀리안 슈미트, 예수 역은 바리톤 야니크 데부스가 맡는다. 이 곡에서 가장 사랑받는 베드로의 아리아 ‘불쌍히 여기소서’는 현역 최고 카운터테너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필리프 자루스키가 노래한다.

자루스키는 2014년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처음 내한했으며 지난해 성남아트센터에서 앙상블 아르타세르세, 소프라노 버라트 에뫼케와 함께 리사이틀 ‘오르페우스 이야기’를 연 바 있다. 자루스키와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협연한 바흐 교회 칸타타 아리아집은 음반 전문지 그라모폰이 ‘연약한 인간 영혼이 긴급하게 외치는 듯한 설득력이 있으며 오케스트라도 절대적 일류’라고 평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다. 5만∼25만 원.

#마태 수난곡#바로크 교회음악#서울 롯데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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