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성과 집중 스톡옵션 대안으로
2000년대 초반 美서 RSU 급부상
日 상장사 31%서도 RSU 도입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은 빅테크 인재 쟁탈전이 치열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RSU가 부상한 계기는 2001년 분식회계로 파산한 미국 에너지기업 엔론의 ‘경영진 먹튀’ 사건이었다. 당시 케네스 레이 엔론 회장은 분식회계를 저지르는 와중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1억2340만 달러(약 1655억 원)를 실현했다. 이에 경영진이 단기 성과에만 집중하는 스톡옵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RSU가 주목을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03년 RSU를 처음 도입했고 아마존, 애플, 구글 등도 시행에 나섰다. 빅테크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서 잇따라 RSU를 도입하면서 2022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중 70%가 RSU를 보상 체계로 채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2022년 회사로부터 2억6000만 달러를 받았는데 이 중 2억 달러(약 77%)가 3년 치 RSU 등 주식 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2020년 팀 쿡 CEO와 RSU 66만7974주를 2023년부터 3년간 나눠 지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당시 기준 7600만 달러 상당이다. 애플은 특히 내부의 인재 관리를 위해 RSU를 적극 사용하기로 유명하다. 2021, 2022년 코로나19로 정보기술(IT) 붐이 일었을 당시 소수 고성과 엔지니어들에게 2억∼3억 원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RSU 형태로 추가 지급했다. 이에 경쟁사인 구글 직원들은 “우리도 애플처럼 보상을 늘려 달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일본은 2022년 상장사의 31.3%가 RSU를 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기업들은 통상 RSU를 고위 경영진에게 제공하고 최대 5년간 매각을 금지하는 조건을 달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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