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전속 통역사 다카오 나오(高尾直)가 일본의 대미(對美) 외교를 위해 전진 배치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이 25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미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일본 정부가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안면이 있는 다카오의 활용 범위를 넓히려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저인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났을 때도 통역을 맡았다.
다카오는 현재 주중 일본대사관에서 일하고 있다. 하지만 네 명의 소식통은 일본 외무성이 그를 주미 일본대사관으로 보내기를 원한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다카오는 과거 아베 전 총리가 영어권 국가의 정상을 만나거나 해당 나라를 찾을 때마다 동행했다. 특히 ‘골프 애호가’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를 자신이 운전하는 골프 카트에 직접 태우고 친분을 과시했다. 이에 관해 매슈 포틴저 전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당시 다카오가 역시 골프 카트 뒷자리에 앉아 아베 전 총리의 빠른 일본어를 영어로 잘 옮겨줬다. 그래서 두 정상의 언어 장벽은 없었다”고 호평했다.
이런 다카오를 중용하려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친(親)트럼프’ 인물을 적극 발굴해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재 중국 견제를 골자로 하는 보호무역 강화를 공약하고, 주일미군 유지를 위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등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최근 일본 정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뜻하는 ‘토람푸’의 ‘토라(虎·호랑이)’를 딴 여러 신조어도 유행하고 있다. ‘모시(もし·혹시) 토라’, ‘호보(ほぼ·거의) 토라’ 등을 넘어 ‘모우(もう·이미) 토라’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등 트럼프 재집권에 대한 대비가 구체화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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