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최대 수출 상품인 반도체의 수출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교역조건이 9개월 연속 개선됐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얼어붙은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잠정)’에 따르면 2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 오른 87.19로 9개월째 상승했다. 순상품교역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지수화한 것이다. 숫자가 높아질수록 교역조건이 호전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도체 가격 인상과 수요 회복세가 교역조건을 개선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8% 올랐다. 이는 2012년 6월(53.5%) 이후 11년 8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반도체 수출금액지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3% 급등했다.
수출물량지수(121.46)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 오르면서 6개월 연속 상승했고, 수출금액지수(124.24)도 3.7% 오르면서 5개월 연속 늘어났다. 반면 수입물량지수(133.33)와 수입금액지수(113.65)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9.7%, 13.5% 떨어졌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본격화하면서 이달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3개월 만에 소폭 반등했다. 한은의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한 69로 집계됐다. 반도체·전자부품 등이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장비 지수(80)가 전월 대비 14포인트 오른 영향이 컸다. 다만 건설경기 부진으로 인해 1차 금속(―10)과 금속 가공(―7), 부동산업(―4) 등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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