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3]
오늘부터 공식선거운동 시작… 21대 총선 투표자 40%가 사전투표
사실상 유권자 절반 선택 끝나는 셈… 與野, 지지층 참여율 높이기에 총력
4월 5, 6일 이틀간 치러지는 22대 총선 사전투표가 8일 앞으로 다가왔다. 28일 0시부터 13일간의 공식 선거운동 여정이 시작된 가운데, 여야는 선거 전반전 격인 사전투표에 사활을 걸었다. 특히 2020년 21대 총선부터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등 주요 전국 선거 때마다 최종 투표율 대비 사전투표 비율이 40%를 넘었던 만큼 여야는 이번에도 사전투표율이 최종 투표율의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투표 참여 유권자 절반의 선택이 끝난다고 보고, 지지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선 배경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사전투표에서 이긴 후보가 본투표에서도 대부분 이긴다”며 “총선이 사실상 8일 앞으로 다가온 셈”이라고 했다.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대 총선 사전투표율은 26.7%로, 전체 최종 투표율(66.2%)의 40.3%였다. 각 정당이 사전투표 독려에 나서고,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에 익숙해지면서 2016년 20대 총선 때의 사전투표율(12.2%·최종 투표율 대비 비율 21.0%)보다 크게 오른 것. 이후 2022년 대선에서는 전체 투표자의 47.8%가 사전투표에 참여해 사실상 ‘절반의 승부’가 됐고, 같은 해 이어진 지방선거에서도 투표자의 40.5%가 사전투표를 선택했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이번 사전투표에서 지지층을 많이 끌어내는 쪽이 선거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1대 총선 때 서울 49개 지역구 중 44곳에서 사전투표에서 이긴 후보가 최종 당선되는 등 사전투표 표심이 실제 당락에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보수 지지층 일각의 사전투표 불신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지난 대선 때도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음에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승리했던 점을 부각해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통념을 깨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지지세가 높은 3040세대의 사전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높은 사전투표율을 토대로 최종 투표율도 65%까지 견인하겠다는 목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최종 투표율이 60%가 넘으면 선거에서 승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제는 노년층도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하는 만큼 과거처럼 사전투표율 상승이 민주당 승리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전투표율이 높아야 유리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선거운동 기간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에 나설 계획이다.
“사전투표 이겨야 총선 승리”… 與 보수층-野 3040 독려 총력전
총선 가를 사전투표, 지지층 동원령 與, 보수층 사전투표 불신해소 주력… “野처럼 투표장 나와야 이겨” 호소 野 “투표율 65% 넘어야 승리 가능”… 젊은층 겨냥 ‘사전투표 인증샷’ 계획
“사전투표 때부터 보수 지지층이 얼마나 결집하는지에 이번 총선 결과가 달렸다.”(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
“정권심판론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중도층과 젊은 세대가 사전투표장으로 나와야 한다.”(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의원)
여야가 다음 달 5, 6일 진행되는 사전투표에 지지층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 사전투표는 2013년 재·보궐선거 때 처음 도입된 이후 전국 단위 선거 기준으론 이번이 8번째인 만큼 유권자들의 친숙도가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2020년 이후 총선과 대선, 재·보궐선거 등에서 사전투표율이 꾸준히 오르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번 총선에서도 전체 투표자의 40% 이상이 사전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4년 전 총선 때 서울 49곳 가운데 44개 지역구에서 사전투표 승리 후보가 당선된 만큼 사전투표 단계부터 지지층을 많이 끌어내는 쪽이 선거에서 최종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 與, 보수층 향해 “사전투표 불신 해소돼”
국민의힘은 보수 지지층의 ‘사전투표 부정선거’ 논란에 대한 불신을 해소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보수 지지층 일각에선 여전히 사전투표를 믿지 못하겠다는 의견이 많다 보니 지지층이 민주당만큼 사전투표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지층의 사전투표 결집도에 따라 전체 선거 흐름이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해 야당 지지층처럼 사전투표장으로 나와 달라고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전통적 지지층인 60대 이상, 보수 성향 유권자 사이에 퍼져 있는 사전투표 불신 여론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투표용지 발부부터 보관, 이동 과정이 모두 공개되기 때문에 맹목적으로 불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때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였음에도 윤석열 당시 후보가 당선됐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다.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당시 “사전투표가 대세”라는 구호를 내세웠던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도 캠페인 전략 마련에 나섰다. 당 관계자는 “선대위 차원에서 사전투표 독려 영상을 만들거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메시지, 카드뉴스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사전투표 시작일을 앞두고 굵직한 정책 발표도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능한 집권 여당 이미지를 가져가겠다는 것. 당 관계자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국회 세종시 이전 공약을 발표한 것도 사전투표를 앞두고 한 표라도 이끌어내자는 전략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선거 국면에서 이슈가 될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 민주당 “사전투표 바람몰이로 투표율 65% 달성”
민주당은 남은 선거의 최대 변수를 투표율로 보고 사전투표 단계부터 당력을 집중해 최종 투표율 높이기에 매진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16대 선거부터 총선 투표율이 55% 이상이면 진보 성향 정당이 승리했고, 반대면 보수 성향 정당이 승리했던 국회의원 선거의 공식이 이번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최근 이해찬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투표율이 65%가 넘어야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통계에 근거해 지지층을 독려하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사전투표 표심이 실제 당락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20대 총선때도 수도권과 6대 광역시 175개 지역구 중 94%인 164곳에서 사전투표 득표 결과와 최종 승패 결과가 같을 정도로 사전투표에서 이미 승패 윤곽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3040 젊은 세대 유권자들이 금, 토요일 중에 사전투표를 하고 본투표 당일에는 휴식을 취하거나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들의 사전투표를 최대한 독려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당 관계자는 “지난 선거 때도 3040세대가 사전투표에 참여한 뒤 인증샷을 올리며 투표 분위기를 띄웠다”며 “선거를 하나의 축제처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투표율 제고 캠페인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조국혁신당 바람이 사전투표 단계에서 범야권 지지층의 투표율을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조국혁신당 효과로 이들이 사전투표 때부터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을 찍고, 지역구는 민주당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