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열재나 완충재로 많이 쓰이는 스티로폼은 폐기 시 자연분해가 어려워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스타트업 ㈜엠씨이가 밀웜을 이용한 스티로폼 분해 촉진 기술을 개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엠씨이는 ‘인류를 위한 선순환’이라는 모토로 탄소 저감을 실현하고 자원순환과 경제적 이익을 추구해 나가는 기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갈색거저리의 애벌레인 밀웜은 현재까지 발견된 곤충 중 유일하게 스티로폼을 ‘소화’할 수 있다. 약 300만 마리 기준으로 1㎏의 스티로폼을 24시간 내 유기 분해가 가능하다. 미국 스탠퍼드대가 2015년, 2020년 두 차례의 연구를 통해 스티로폼을 분해한 밀웜이 체내 환경호르몬 잔류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되기도 했다. 하지만 밀웜은 생물학적으로 스티로폼을 선호하지 않는다. 또 스티로폼만 제공할 경우 아사, 변태 등 상품성을 잃을뿐더러 일정한 분해 능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에 엠씨이는 밀웜의 스티로폼 분해 능력을 극대화하면서도 체내 잔류 물질이 없도록 스티로폼을 가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자체 개발한 포뮬러 밀기울·당밀 기반 유도제를 활용해 스티로폼을 물리적으로 가공한 뒤 이를 밀웜에게 제공해 섭취 시간을 단축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로 만든 밀웜 급여용 스티로폼 첨가 블록형 사료를 ‘피드블럭’이라 칭한다. 피드블럭을 급여한 밀웜은 미처리 스티로폼 대비 처리 속도가 45% 정도 빠르고 밀웜의 손실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엠씨이는 피드블럭으로 사육한 밀웜의 단백질 안전성과 비료 효과성 등에 대한 가공 기술 및 소재 특허를 확보했다. 피드블럭으로 사육한 밀웜인 ‘에코밀웜’은 사료에 사용되는 어분보다 30% 높은 단백질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가격은 약 25% 낮다. 따라서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 단백질 원료로 시판이 가능하다.
에코밀웜의 배변 과정에서 질소비료 대체 소재로 주목받는 휴믹산이 나온다는 점에 착안해 토양 개선 비료 개발 프로젝트에 역량을 집중하는 점도 눈에 띈다. 휴믹산은 일종의 식물 성장호르몬으로 질소비료 대체가 가능하다. 그러나 원료인 연갈탄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지하자원 소모와 함께 산처리 과정에서 수자원과 화학약품이 들어가는 문제가 있다. 또 현재 원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중이다. 엠씨이 박종욱 대표(사진)는 “스마트팜에 필수적인 휴믹산을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인공 휴믹산 제조 기술을 통해 지속가능한 선순환을 구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엠씨이는 최근 충남 예산군에 기업 부설 연구소를 완공해 운영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밀웜 사육 과정에 필요한 스마트팜 기술 및 밀웜 사육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에코밀웜을 이용한 상생 경영을 실천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특허청은 은행권청년창업재단과 함께 공동 투자 유치 설명회 ‘2024 특허청×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데이’를 개최했다. 6회째를 맞는 이 행사에서 엠씨이는 투자 유치 피칭을 선보였고 심사를 통해 디캠프상을 수상했다.
한편 박 대표는 “내년 3분기 안에 UN 지정 탄소 저감 방법 인증을 통해 국제 환경 솔루션 안정성 인증이라는 큰 숙제를 해결할 계획”이라며 “올해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농식품 첨단 기술 사업을 통한 기술 고도화와 인도네시아 환경부의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 솔루션으로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