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묶인 채 누워 있는 조작 사진
바이든 캠프 “정치폭력 선동 행위”
공화당 큰손들 “대안 없어” 지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잠정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맞붙게 될 조 바이든 대통령이 피랍된 듯한 허위 이미지를 포함한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경쟁자에 대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자신의 형사 사건을 다루는 판사를 향해 인신모독성 발언을 쏟아내 논란에 휩싸여도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된다면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식이다. 공화당 ‘큰손’들은 대항마가 없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대열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성조기를 달고 ‘트럼프 2024’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인 픽업트럭이 도로를 달리는 장면을 후방에서 촬영한 영상을 올렸다. 이 트럭 후면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손발을 결박당한 채 바닥에 누워 있는 조작된 사진이 붙어 있었다. 문제의 사진은 친트럼프 단체 사이에서 유행하는 이미지로, 일부 온라인 판매업체에서 차량 스티커용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캠프의 마이클 타일러 대변인은 “트럼프는 일상적으로 정치폭력을 선동하고 있고, 사람들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그 사진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픽업트럭 뒤에 붙어 있던 것”이라며 고의로 연출한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에도 ‘성추문 입막음’ 의혹 형사소송을 담당하는 후안 머천 판사의 딸을 거론하며 인신공격을 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후안 머천의 딸 로렌은 광적인 트럼프 혐오자”라며 “그녀는 조 바이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급진 좌파를 위해 일한다”라고 밝혔다. 판사 가족의 정치적 성향을 들춰내 자신의 무고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 같은 선거 전략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지만, 공화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다른 주자들을 후원했던 ‘큰손’들은 속속 돌아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해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태를 일으킨 뒤 돌아섰지만 이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대선을 치르는 게 ‘현실’이라고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넬슨 펠츠 트라이언펀드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아이작 펄머터 전 마블 회장 등은 지난달 초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리조트에서 함께 조찬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월 석유 재벌 해럴드 햄 콘티넨털리소시스 회장을 포함한 대규모 후원 행사를 개최한다. 상당수 후원자들이 최대 입장료 81만4600달러(약 11억 원)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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