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출신 ‘보재 이상설 선생’ 기념관 개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일 03시 00분


어제 순국일 맞춰 개관식 열어
각종 유물-자료 등 역사 교육장

보재 이상설 선생 기념관 전경. 진천군 제공
보재 이상설 선생 기념관 전경. 진천군 제공
충북 진천 출신의 독립운동가 보재 이상설(溥齋 李相卨·1870∼1917) 선생 기념관이 31일 문을 열었다.

진천군은 선생의 순국일(양력 기준)인 이날 오후 진천읍 산척리 이상설 선생 기념관 광장에서 개관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송기섭 진천군수, 이종찬 광복회장, 장주식 이상설기념관건립추진위원장, 외손녀 이현원 씨와 유족, 기념관 건립 기부자, 주민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개관식에 앞서 선생의 ‘불꽃같은 삶, 불멸의 애국혼’을 주제로 한 연극이 공연됐다.

기념관은 진천읍 산척리 9830㎡ 터에 지상 1층, 지하 1층(연면적 1508㎡) 규모로, 고려 말 주심포 양식과 현대식 건축 기법을 활용해 지어졌다. 상설·기획 전시실, 프로그램 체험실, 학예연구실, 공용 공간 등 다양한 전시·체험이 가능한 시설로 구성됐다. 군은 이곳에 선생과 관련된 각종 유물과 자료를 전시하고 역사 교육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상설 기념관은 2015년 국가 현충 시설로 선정된 이후 9년여 만에 문을 열게 됐다. 송 군수는 “군과 진천문화원 보재 이상설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가 추진한 이 사업은 사업자 재선정, 자부담금 마련, 설계 변경 등 수많은 어려움과 난관이 있었다”며 “하지만 지역 기업과 기관·단체, 9만 군민의 정성이 모아진 끝에 웅장한 모습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1일에는 기념관 진입로에 ‘나라 사랑 진천 사랑 이상설 무궁화 길’ 조성 행사가 열렸다. 군민에게 무궁화를 기탁 받아 이상설길 750m 구간에 선생의 순국일을 기리는 숫자인 331그루의 무궁화나무를 심었다. 또 진천 소재 기업인 CJ제일제당 블로썸 캠퍼스의 후원으로 높이 33.1m의 충북 최대 국기 게양대도 설치됐다. 이 게양대는 중부고속도로 상·하행선에서 볼 수 있다.

송 군수는 “아이들의 돼지저금통, 경로당 어르신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 기업체, 남녀노소 할 거 없이 한마음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이상설 기념관이 대한민국 독립 역사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가꾸고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선생은 을사늑약 직후인 1906년 중국 지린(吉林)성 룽징(龍井)으로 망명해 ‘서전서숙’을 세우고 항일 민족교육 운동을 펼쳤다. 1907년 4월 고종 황제의 밀서를 가지고 이준 이위종 선생과 함께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참가해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세계에 알리려 했지만 일본의 방해로 무산됐다. 울분을 참지 못하고 자결한 이준 선생을 헤이그에 묻은 선생은 유럽을 돌며 외교 활동을 벌이다 미국에서 한인단체의 통합을 도왔다.

190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돌아와 독립운동기지 건설에 착수해 연해주와 북간도 일대 의병을 모아 십삼도의군(十三道義軍)을 편성했다. 러시아가 광복군을 해체하자 중국 상하이(上海)로 건너가 박은식 등과 신한혁명당을 결성해 독립운동을 벌였다. 선생은 1916년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병을 얻은 뒤 이듬해 니콜스크에서 숨을 거뒀다. 군은 1999년 기념관 인근에 있는 선생의 생가를 복원했다.

#보재 이상설 선생#기념관#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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