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가 아이 봐주고, 출산 공무원 승진 보장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2일 03시 00분


대구-경북도 저출생 극복 정책
■ 가족 친화 문화 조성
대구 남구, 인구 정책에 1500억 투입… 구미는 다자녀 양육하면 승진 우대
■ 자녀 돌봄 지원 확대
구미, 돌봄센터 지역서 가장 많아… 경주, 다자녀 가정 생활비 할인

김장호 경북 구미시장이 지난해 11월 비산동 행복문화센터에서 열린 ‘구미24시 마을돌봄터’ 개소식에서 아동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구미시 제공
김장호 경북 구미시장이 지난해 11월 비산동 행복문화센터에서 열린 ‘구미24시 마을돌봄터’ 개소식에서 아동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구미시 제공
경북 구미시는 이달 중 시립 산동도서관에 ‘마을 돌봄터’를 개소한다. 이곳은 12세 이하 취약계층 아동과 가족에게 신체 건강과 인지·언어, 정서·행동, 부모·가족 등 영역별 약 50가지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돕고 공평한 사회 출발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다.

시는 올해 7월 상모사곡동 새마을운동테마공원 부속동 1층에 ‘신나는 놀이 다함께 돌봄센터’도 연다.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초등학생에게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경북 지역 최대 규모(521㎡)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곳까지 문을 열면 구미시는 경북 지역에서 가장 많은 돌봄센터 12곳, 정원 322명을 운영하게 된다. 정경애 구미시 아동친화과 팀장은 “센터 입지에 따른 특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라며 “일부는 대기자가 20명이 넘을 정도로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기초자치단체들이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관련 부서만이 아닌 모든 조직이 행정력을 집중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구체적 추진 방향을 논의한다.

대구 남구는 올해 7월 ‘인구정책국’을 신설할 계획이다. 인구정책 특별계획인 ‘무지개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 프로젝트는 남구에 거주하면 결혼, 임신, 출산, 보육, 주거, 일자리 등 7가지를 지자체가 책임지는 종합서비스다. 남구는 이 사업에 향후 10년간 15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남구는 다자녀 신혼부부 주택 구입 및 전세자금대출 이자 지원, 고품질 임대주택 사업, 지역대학과 협력체 구성, 지역 맞춤형 결혼 출산 보육 통합지원센터, 앞산 문화관광 일자리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한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지방자치단체의 현금 지원은 한계가 있다. 대규모 장기 예산 투입으로 인구정책에 행정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구미시는 공직사회부터 출생 및 가족 친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조직 혁신에 나섰다.

시는 먼저 지역 최초로 육아시간 업무 대행 수당을 신설한다. 모성보호 시간 및 육아시간 사용자의 업무를 대행하는 직원에게 월 5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는 것. 또 미성년 자녀를 키우고 있는 직원에게 가족돌봄휴가 외에 특별휴가 2일을 부여하는 한편 아빠 출산휴가 한 달 모델을 도입하기 위해 조례 개정 등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시는 출산 및 다자녀 양육 공무원 승진 우대를 위한 인사제도 개편도 준비하고 있다. 7급 이하 직원을 대상으로 승진 예정 인원의 20%를 자녀가 2명 이상인 공무원에게 배정해 승진임용 배수 범위 내에 있으면 승진을 보장한다. 이와 함께 모성보호기, 유아기, 초등 저학년으로 육아 시기별 근무 시간 단축을 조정하는 유연근무제도 준비 중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올해도 끊임없는 조직문화 혁신을 기본으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 ‘아이가 행복하고 가족이 행복한 도시’ 조성 분위기를 지역사회와 기업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라며 “저출생, 인구소멸의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부 행정부터 혁신을 통해 변화와 희망의 포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시는 올해 다자녀 가정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다둥이 가정 사진전과 다복 가정 희망카드 발급, 가족 진료비 지원, 각종 공과금 감면 할인, 평생학습강좌 수강료 면제 등을 추진한다.

시는 자녀 2명 이상 가족 중 막내가 18세 이하 가정에 학원과 주유소, 영화, 놀이공원 등은 5∼7%, 병원 5%, 통신 3%를 할인해주는 다복 가정 희망카드를 발급해준다. 막내가 12세 이하인 자녀 3명 이상 가정은 연중 가족 전원 진료비 및 약제비 5만 원을 지원한다.

또 18세 미만 자녀 3명 이상 가정에 자동차 취득세(1대) 최대 140만 원, 최초 주택 1채의 취득세(19세 미만) 100%, 상수도 사용료 월 최대 5000원을 감면한다. 3명 이상 다자녀 가정은 전기요금 월 30%(최대 1만6000원), 계절별로 도시가스 요금 월 2470∼1만8000원을 할인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시의 다양한 정책이 다자녀 가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임신 출산 환경 조성에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을 돌봄터#저출생 극복 정책#가족 친화 문화 조성#자녀 돌봄 지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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