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까지 전국서 ‘지방기능경기대회’
기계설계 등 직종서 4711명 겨뤄
메달권 선수는 기능사 시험 면제
“기능경기대회는 기술을 택한 제가 최고로 인정받기 위해 꼭 거쳐야 할 관문이었죠.”
자동차부품 분야(제관)에서 최고의 숙련 기술을 보유한 조현근 명장(68)은 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학비가 없는 국립부산한독직업학교에 입학했다. 열심히 기술을 익혀 고교 시절 부산기능경기대회와 전국기능경기대회를 거쳐 1975년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이후 꾸준히 기술을 연마해 2006년 대한민국 명장, 2012년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 2016년 스타기술인 홍보대사 등에 선정됐다. 후배들을 지도, 양성하는 데도 힘써 국제기능올림픽 등에서 입상자를 여럿 배출했다. 조 명장은 “어릴 때부터 최고가 되고 싶던 내 목표를 이뤄준 무대가 기능경기대회”라고 했다.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2024년 지방기능경기대회’가 열린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미래의 기술 장인을 꿈꾸는 청년 인재를 양성하고 숙련 기술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키기 위해 매년 전국 규모의 기능대회를 열고 있다.
이번 지방대회에서는 전국 17개 시도의 133개 경기장을 무대로 기계설계, 자동차정비 등 50개 직종에서 약 4711명의 선수가 실력을 겨룬다. 4차 산업혁명 같은 산업 변화에 맞춰 신기술 종목도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는 ‘클라우드컴퓨팅’이 정식 종목이 됐고, ‘사이버 보안’과 ‘산업용 드론 제어’ 종목이 시범 실시된다.
이번 대회에서 금·은·동메달을 딴 선수는 8월 경북에서 열리는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또 최대 30만 원의 상금과 해당 직종의 국가기술자격 기능사 시험 면제 혜택을 받는다.
전국 대회에서 수상하면 최대 1000만 원의 상금과 산업기사 실기시험 면제 또는 기능사 실·필기 시험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전국대회 1, 2위 수상자 가운데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할 국가대표를 뽑는다. 한국은 1967년을 시작으로 국제기능올림픽에 31번 출전해 19차례 종합우승을 거뒀다.
이번에 경북대회 심사장으로 참여하는 조 명장은 “숙련 기술은 사람에서 시작해 사람에게 전달되는 살아 있는 역사”라며 “우리 눈에 보이는 형상을 가진 모든 것은 숙련 기술인이 손으로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에서 숙련 기술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번 대회에 참여하는 후배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계속해서 기술을 발전시켜 가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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