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면허증 반납하고 교통카드 받아가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2일 03시 00분


지자체 ‘면허 자진반납 정책’ 운영
서울시, 10만 원 교통카드 지급
동작구에선 추가로 24만 원 지원
선불형으로 편의점서도 사용 가능

지난달 21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주민센터에서 김승희 씨가 운전면허증을 반납하고 받은 선불형 교통카드를 들고 있다. 동작구는 
최근까지 운전을 한 실운전자를 대상으로 기존 지원금 10만 원에 더해 추가로 24만 원을 지원한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지난달 21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주민센터에서 김승희 씨가 운전면허증을 반납하고 받은 선불형 교통카드를 들고 있다. 동작구는 최근까지 운전을 한 실운전자를 대상으로 기존 지원금 10만 원에 더해 추가로 24만 원을 지원한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운전면허증 반납하러 왔는데요. 면허증만 가지고 오면 될까요?”

지난달 21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주민센터를 찾은 김승희 씨(70)는 주민센터 공무원에게 이렇게 물었다. 창구에는 ‘어르신 운전면허 자진반납 교통카드 지원 안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담당 직원은 “근 1년 내에 운전을 한 실운전자면 자동차 보험 서류를 같이 가져와야 한다”며 “실운전자는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고령 운전자에게 자진 반납 유도

최근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소식이 잇따르면서 지방자치단체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70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전체 운전자 대비 1.7배가량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가해 운전자 기준 서울시 면허 소지 10만 명당 교통사고 비율이 전체 연령대에선 약 427건으로 나타났지만, 만 70세 이상은 약 738건으로 높아졌다. 사상자 수 역시 전체 연령대는 10만 명당 약 578건이었으나 만 70세 이상은 981건이었다.

이에 지자체 등은 어르신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을 유도하는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 동작구는 고령 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시에서 지원하는 10만 원에 더해 최근까지 운전을 한 실제 운전자에겐 24만 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동작구 관계자는 “운전을 하지 않는 이른바 ‘장롱 면허’ 운전자 외에 실제 운전자의 자진 반납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주민센터를 찾은 김 씨도 운전면허증과 함께 올해 5월 만기인 자동차보험 서류를 직원에게 내밀었다. 담당 직원은 “실운전자라 추가적으로 6만 원씩 총 4번 더 지원한다”며 “3개월마다 동 주민센터에 방문해서 금액이 충전된 카드를 받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 씨가 카드와 함께 전달받은 사용처 안내문에는 버스, 택시, 기차 등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편의점 등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안내돼 있었다. 김 씨는 “최근에 질환도 앓았고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운전면허를 반납하기로 했다”며 “34만 원이면 적지 않은 금액이라 요긴하게 쓸 것 같다”고 말했다.

● 지난해 2만 명 넘게 자진 반납

동작구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어르신 누구나 운전면허 반납 후 선불형 교통카드를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올해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는 70세 이상 어르신 2만9310명을 대상으로 10만 원이 충전된 선불형 교통카드를 지난달 7일부터 선착순으로 지급하고 있다. 2019년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운전면허 자진 반납자는 2019년 1만6956명에서 지난해 2만5489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원 대상은 서울시에 주민등록을 둔 70세 이상 어르신(면허 반납일 기준)이다. 소지 중인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면 거주지 동 주민센터에서 면허 반납과 동시에 1인당 10만 원이 충전된 교통카드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 운전면허 자진 반납 혜택을 받은 적이 없어야 한다. 만약 운전면허증을 분실했을 경우 가까운 경찰서 민원실이나 정부24 누리집에서 발급하는 ‘운전경력증명서’와 신분증을 제출하면 된다.

지원되는 선불형 교통카드는 전국 어디서나 버스, 택시 등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사용할 수 있다. 편의점 등 티머니 가맹점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충전 금액 소진 시 본인 비용으로 추가 충전하면 재사용 가능하다. 다만 지하철은 65세 이상 어르신에 대한 무임승차 제도가 별도로 운영 중인 만큼 어르신 무료 교통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면허 자진반납 정책#서울시#교통카드#운전면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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