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남녀공학 전환 학교에 3년간 7억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2일 03시 00분


중고교 708곳 중 공학 아닌곳 34%
정원 채우기 힘들고 먼거리 통학
일각 “성적 저하-이성문제 등 우려”

동아DB
서울 소재 중고교가 남학교나 여학교에서 남녀공학으로 바꿀 경우 3년간 총 6억 원을 지원받게 된다. 학령인구가 급속히 줄면서 특정 성별만 받는 학교가 향후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1일 서울시교육청은 ‘중장기 남녀공학 전환 지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기준으로 서울 중고교 708곳 중 남학교나 여학교 등 단성학교는 34%(241곳)이다. 중학교는 총 390곳 중 23.1%가, 고등학교는 총 318곳 중 47.5%가 단성학교다.

시교육청은 이들 학교를 대상으로 남녀공학 전환을 독려하기 위해 교육과정 운영비 총 6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돈은 학교별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등에 쓸 수 있다. 또 전환 이후 학생 생활지도 등 상담 인력 확보를 위해 운영비와 별도로 인건비 3년간 9000만 원도 지원한다.

시교육청이 이 같은 지원 방안을 내놓은 건 학령인구 감소로 단성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 입장에서 단성학교가 있으면 가까운 학교 대신 먼 학교에 가야 하는 일이 생기고, 나머지 남녀공학 학교의 성비 불균형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양성 평등 등 최근의 교육 추세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적정 수의 학교가 유지되려면 남녀공학이 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단성학교는 남녀공학 전환이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서울의 한 사립 남고 교장은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했는데 교사들이 ‘학생 관리에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는 의견을 많이 냈다”며 “성적 저하 등의 이유를 들며 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부모들도 많다”고 했다. 남녀 학생 간 이성 문제나 성범죄 등이 발생하면서 면학 분위기를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남녀공학 전환 이후 오히려 학업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는 학교도 적지 않다. 지난해 3월 남고에서 공학으로 전환한 서울 중구 장충고 이태희 교장은 “공학 전환 후 서로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수업에 집중하는 학생들이 늘었다”며 “공학이 되면 여학생은 상대적으로 성적이 오르고 남학생은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성적 저하#이성문제#시교육청#남녀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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