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1층 브리핑룸.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 시작 20여 분 전 현장을 통제하는 경호처 관계자는 대통령실 참모가 아닌 언론인들의 출입은 어렵다고 안내했다. 브리핑장 내에는 성태윤 대통령정책실장과 장상윤 사회수석, 박상욱 과학수석, 김태효 안보실 1차장 등이 보였다. 곧이어 김수경 대변인과 한오섭 정무수석이 기자들에게 “전화를 못 받아 미안하다”고 말을 남긴 뒤 브리핑장으로 들어갔다. 이후 출입문이 닫혔다. 출입 기자들은 유튜브나 TV 생중계를 통해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지켜봤다.
이날 브리핑룸 연단에 선 윤 대통령은 혼자 50분간 1만1385자의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입장을 읽어 내려갔다. 윤 대통령은 발언 중 두 차례 물을 마시며 목을 가다듬었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는 앞서 2022년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지난해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당시 입장 발표에 이어 세 번째다.
윤 대통령이 기자들 참석 없이 참모들만 대동한 상태에서 장문의 연설문을 낭독한 것을 두고 ‘일방 소통’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총선을 9일 남긴 시점에 나온 대통령의 모습이 너무 권위적인 소통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메시지보다 소통의 방식에 따른 야당의 공세도 예상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후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건 한 차례이며, 현 정부 출범의 상징과도 같은 도어스테핑은 2022년 7월부터 중단된 상태다. 앞서 김건희 여사의 명품 디올백 수수 논란을 둘러싼 입장 발표 때도 윤 대통령은 KBS 앵커와의 ‘신년 대담’ 형식을 취했다. 기자회견과 도어스테핑이 중단된 이후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건 외신 인터뷰, 국무회의와 대국민 민생토론회에서 나오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다.
대통령실은 질문 없이 진행된 담화에 대해 “윤 대통령의 입장을 정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의 메시지는 ‘정원 2000명’ 선을 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참모들만 앞에 놓고 담화문을 읽어 내려가 일방적인 소통이 된 것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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