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혼란]
경영난에 60개 병동중 10개 폐쇄
대형병원 세브란스 등 이어 3번째
서울성모병원도 비상경영 논의
서울대병원이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이탈 장기화에 따른 경영난을 호소하며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비상경영 체제 전환은 5대 대형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병원) 중 세브란스와 서울아산병원에 이어 3번째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2일 내부 공지에서 “수련병원들이 겪는 어려움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에 서울대병원 그룹은 부득이 비상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배정된 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비상진료체계는 절대 무너지지 않도록 유지하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병원 측은 “조금 불편하더라도 환자 안전을 위해 교직원 여러분께서 널리 이해해 달라. 위기를 힘을 모아 극복하자”며 구성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서울대병원은 2월 20일 전공의 이탈 이후 진료와 수술을 절반가량으로 축소하며 매일 10억 원 이상의 적자가 나자 지난달 기존 500억 원 규모였던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1000억 원 규모로 늘렸다. 또 전체 60여 개 병동 중 10개가량을 폐쇄하고 간호사 등으로부터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이날 비상경영 체제 전환으로 추가 병동 통폐합과 무급휴가 연장, 예산 지출 절감 조치 등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에 노동자와 환자는 방치되고 있다. 병원이 노동자들에게만 무급휴가 등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세브란스병원을 운영하는 연세의료원과 서울아산병원은 이미 지난달 중순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이 중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간호사 등 직원 무급휴가 기간을 최대 한 달에서 100일까지로 늘렸다. 서울성모병원도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29일 대형병원 원장들을 만나 “정부가 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해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정부의 본격적인 재정 지원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이달부터 일부 교수들이 진료 축소에 동참하고 있어 외래 환자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수술실 가동을 두고도 조금이라도 늘리려는 경영진과 오히려 더 줄여야 한다는 교수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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