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가 진료-수술, 파업 영향 無… 24시간 비상 응급의료 체계 구축
‘급성 디스크’ 등 긴급 환자 케어
접수부터 퇴원까지 빠르면 2주
서비스에 대한 환자 만족도 높아
인천지역 중소 전문병원 등 이른바 2차 의료기관이 전공의 집단사직에 따른 의료 공백을 메우는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라 대형종합병원과 대학병원 교수들이 근무 시간을 조정하고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이들 2차 의료기관이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기축구회 회원 정모 씨(33)는 6일 축구 경기를 하던 중 무릎이 돌아가면서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의료 공백으로 진료조차 볼 수 없었다. 정 씨는 급히 인천 미추홀구 ‘주안나누리병원’에 이송돼 십자인대 봉합술을 받았다. 정 씨는 “대학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없다는 말에 두려움이 컸는데 진료부터 수술까지 빠르게 가능한 병원이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주안나누리병원 김형진 병원장은 “최근 대학병원 등을 찾아다니다가 내원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환자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상원의료재단 인천힘찬종합병원(남동구 논현동)의 경우 24시간 비상 응급의료 체계를 갖추고 야간에 발생하는 환자 등 긴급 의료 환자를 돌보고 있다. 실제로 이달 12일 이모 씨(51·여)는 세수를 하다가 허리에서 ‘뚝’ 하는 소리와 함께 다리 힘이 풀리는 ‘급성 허리디스크’ 증상으로 대학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다. 하반신 마비 위험이 있어 당장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수술 시기가 불분명한 상황”이라는 병원 측 설명을 듣고 인천힘찬종합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지역응급의료기관인 인천힘찬종합병원에선 현재 6명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24시간 교대로 상주하며 급성 질환이나 손상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다른 권역에서 급하게 이송돼 오는 응급환자를 대상으로도 진료과별 응급의료 협진 시스템을 통해 신속한 진료와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부평힘찬병원의 경우 정형외과, 신경외과, 내과, 영상의학과, 마취과, 재활의학과 등의 진료과목에 의사 17명과 간호사 80여 명, 간호조무사 30여 명 등 약 130명의 의료진이 정상 진료와 수술을 시행하면서 환자 곁을 지키고 있다. 무릎과 어깨 관절내시경을 비롯해 인공관절 전 치환술·부분 치환술 등 해마다 약 4000건의 수술이 이뤄진다. 또 간병·간호 통합 서비스를 통해 환자와 보호자의 간병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총 152개 병상은 평균적으로 70%가 넘는 가동률을 보인다. 특히 대학병원에 많이 배치된 전공의가 없고, 모두 전문의가 진료와 수술에 나서 전공의 파업으로 인한 의료 공백 없이 전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평힘찬병원 김유근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진료받기 위해 몇 개월씩 기다려야 하는 3차 의료기관(대학병원 등)에 비해 접수부터 진료, 수술, 재활치료, 퇴원에 이르는 전 과정이 2∼3주면 모두 마무리돼 환자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인천세종병원도 진료 공백이 커진 상급종합병원을 대신해 지역 필수 의료와 특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병원은 심장혈관 흉부외과, 심장내과에 16명의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다. 인천지역 최다 심장 수술 성과를 기록하는 등 심장 분야에 특화된 병원이다. 하루 평균 심장 수술이 2∼4건씩 이뤄지고 있다. 2017년 3월 326병상 규모로 문을 연 2차 병원이지만 심장 분야만큼은 서울 ‘빅5’로 불리는 대형 병원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학병원에서 전원시키는 중증 환자도 있으며 심근경색 등 응급 환자를 주로 치료하고 있다. 올해 2월까지 개원 이래 7년간 1340건의 심장 수술이 인천세종병원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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