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팔자가 궁금해] 겉궁합 속궁합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23일 03시 00분


ODRI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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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음양의 개념이 생긴 이래 그 기운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 남녀다. 물론 남(男)은 양(陽)이고, 여(女)는 음(陰)이다. 어떤 사주가 좋은 남녀 결합인지를 따지는 것을 궁합이라고 한다. 궁(宮)이라는 글자가 갓머리변 아래 여(呂)자가 있는 글자 모양을 두고 한 지붕 아래 입술 두개가 포개져 있어 부부 관계를 말한다고 풀이하는 사람도 있으나 재미있는 파자(破字) 놀이 혹은 흔히들 말하는 속궁합이고 원래 의미는 아니다. 속궁합은 남녀 잠자리의 만족도를 가지고 따지는 것이어서 이것은 사주명리와 무관하다. 속궁합이 잘 맞아도 진짜 궁합이 좋지 않다면 오래 가지 못하는 관계가 아닐까.

궁합을 믿건 안 믿건 간에 처음 만나 몹시 이끌리는 이성에게 “우리는 사주팔자 상 찰떡 궁합이네요. 우리의 만남은 운명이라고 밖에 할 수 없네요”라고 너스레를 떨면 보다 순조로운 출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혹은 마음에 별로 안 드는 이성에게는 “참 좋은 사람 같은데, 서로 상극이네요”라고 하면 상대에게 상처를 덜 주면서 헤어지는 데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다.

사주 명리에서 궁은 자리다. 연주(年柱) 월주(月柱) 일주(日株) 시주(時株)가 있는 각각의 자리를 말한다.

궁합은 이 남녀의 각각 자리가 서로 잘 맞는가 안 맞는가를 보는 것이다. 명리학 용어를 사용하면 합충(合沖)관계를, 자리의 성격을 따지는 것이 궁합이다.

궁합을 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쉽고 편해서 많이들 이용하는 것이 소위 띠궁합이다. 남자는 무슨 띠, 여자는 무슨 띠 인데 찰떡 궁합이나 서로 상극이니 하는 것이다. 이것은 아주 쉽다.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 즉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12개 띠로 맞춰 보는 것이다. 과거에는 자기의 사주를 만세력을 구해 일일이 찾아봐야 했으나 요즘은 인터넷이나 핸드폰에서 관련 애플리케이션만 깔아 생년월일을 넣으면 자동으로 그 사람 사주 팔자 여덟 글자가 나온다. 여기서 나온 사주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태어난 날 즉 일주다. 일주 가운데 지지(地支) 즉 뒤 글자를 맞춰보면 된다. 갑인(甲寅)과 무오(戊午)년이면 호랑이 띠와 말 띠의 만남이다. 누가 호랑이인지 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 둘은 이른바 삼합이다. 인오술(寅午戌) 신자진(申子辰) 해묘미(亥卯未) 사유축(巳酉丑)이 합 중에서가 가장 강한 삼합이다. 각 계절의 시작 중간 말기를 각각 짝은 것이다. 돼지수육 홍어 김치의 삼합도 여기서 나온 말이리라. 그래서 호랑이 말띠는 인오술 삼합의 인오에 해당하기 때문에 찰떡 궁합으로 풀이할 수 있다. 오술 즉 말 띠 개 띠도 역시 삼합 즉 찰떡 궁합이다. 단 가운데 글자가 빠진 인술(寅戌)은 삼합으로 보지 않는다. 다른 띠 들도 같은 방식으로 맞춰보면 된다. 나쁜 궁합 즉 서로 부딪히는 궁합도 있다. 예를 들어 호랑이 띠와 원숭이 띠가 만나면 인신충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끌림이 있을 수 있으나 시간이 갈수록 서로 싸우고 상처를 주는 나쁜 결말로 이어진다고 해석한다. 이 기운을 희석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되기도 한다.

어쩌면 지지보다 더 중요한 궁합은 천간(天干) 즉 사주의 첫 글자끼리의 궁합이다. 내가 갑(甲) 즉 목(木)의 기운을 타고 났는데 상대가 기(己) 즉 토(土)의 기운을 타고 났다면 갑기합(甲己合)이라고 해서 잘 어울리는 것으로 본다. 더 복잡한 육친 관계 즉 오행이 서로 극하고 생하는 관계로 보는 궁합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는 공부를 별도로 하지 않고는 보기도 어렵거니와 풀이는 더 어렵다.

선팔자후궁합, 팔자가 궁합보다 우선한다는 말이다. 자기 팔자가 안 좋으면 좋은 상대방을 만날 수 없다는 뜻이다. 자기 팔자는 조상이 좋은 일을 많이 했느냐 악행을 많이 저질렀느냐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 못 되면 조상 탓을 할 수도 있다. 대신 자식들이 잘 되게 하려면 자신이 좋은 일을 많이 해야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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