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9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집무실에서 21분간 생중계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집무실 책상 앞에 앉은 윤 대통령은 빨간색 넥타이, 남색 정장 차림으로 긴장한 표정이었다. 집무실 책상에는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문구가 적힌 탁상용 패가 보였다. 해리 트루먼 미국 33대 대통령이 재임 중 자기 집무실 책상 위에 놓아뒀던 패를 본뜬 것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5월 방한했을 때 윤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이다.
국민보고를 마친 후 윤 대통령은 브리핑룸으로 이동해 72분간 총 20개의 질문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전날 1층 브리핑룸을 찾아 2시간가량 리허설을 했다고 한다. 한 참모는 “대통령이 회견 전날 밤을 새며 답변을 준비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오랜만에 하는 거니까 오늘은 질문 충분히 받도록 하겠습니다”라며 회견을 시작했다. 총선 참패 원인에 대한 물음에는 “좀 많이 부족했다는 국민들의 평가가 담긴 것으로 생각한다”고 몸을 낮췄다. 윤 대통령은 야당이 요구하고 있는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잠시 말을 멈추고 머뭇거리다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는 과거에 비해 다소 소원해졌느냐’는 질문에는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도 “글쎄, 그…”라며 고심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를 가정해 방위비 분담금 협상 방향을 물은 질문에는 “공개적으로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을 많이 하셨다”고 했다.
그는 개각 폭과 시기에 대한 질문에는 “개각이 필요하지만 조급하게 할 생각은 없다”며 “각 부처의 분위기도 바꾸고, 더욱 소통하고 민생 문제에 더욱 다가가기 위해서 내각 인선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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