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2일 당무위원회를 열고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즉시 정지하도록 한 당헌 조항을 삭제하기로 의결했다. 문재인 당 대표 시절 당 혁신 차원에서 만들어진 조항을 없앤 것을 두고 당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는 와중에 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무위원회는 이날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즉시 정지하도록 한 당헌 80조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을 포함해 총 6건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상희 전 의원 등이 개정안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으나 소수 의견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에 출마하는 당 대표의 ‘1년 전 사퇴 시한’을 당무위 의결로 바꿀 수 있도록 한 예외조항 신설을 두고는 격론이 벌어졌다. 이 대표는 해당 예외조항 신설이 자신의 당 대표 연임 및 차기 대선 도전을 위한 ‘맞춤형 개정’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직접 당무위에 참석해 조항 삭제를 주장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너무 착하다. 나보다 더 착하다”며 “대표가 너무 반대를 많이 해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 시작한 당무위는 2시간가량 예상보다 길게 이어졌다. ‘민주당의 귀책 사유로 발생한 재·보궐선거에 무공천한다’는 조항도 원안대로 가결됐다. 당무위를 통과한 당헌 개정안은 17일 당 중앙위원회 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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