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 배 ↑… 리그 평균 타율도 2푼 가까이 상승
타자들 “공인구 반발력 커진 느낌”… “첫 도입 ABS, 타자에 유리” 분석도
평균자책점은 3.99→4.79로 올라
프로야구 노시환(한화)은 지난해 31홈런으로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시즌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건 노시환뿐이었다. 2022년에도 30홈런 이상을 날린 건 박병호(35홈런) 한 명밖에 없었다. 올해는 11일 현재 18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선두인 강백호, 로하스(이상 KT), 최정(SSG)이 40홈런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세 선수를 포함해 총 10명이 30홈런 페이스다. 이날까지 이번 시즌 325경기를 치르는 동안 나온 홈런은 총 605개로 지난해 326경기 소화 시점까지 나온 홈런 397개보다 1.5배 이상 많다.
타율도 ‘타고투저’를 가리키고 있다. 타자들의 전체 타율은 지난해 0.258에서 0.275로 2푼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3할 타율로 시즌을 마친 타자는 14명이었는데 올해는 이날까지 23명이 3할 타율을 기록 중이다. 리그 전체 OPS(출루율+장타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 0.700에서 올해 0.764로 올랐다. 여기에 도루도 445개에서 597개로 늘었다.
현장에서 타고투저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되는 건 공인구 반발력이다. 올 시범경기 때부터 “타구가 생각보다 멀리 간다”고 말하는 타자가 많았다. 엉덩이가 빠진 상태에서 친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월 말 공인구 수시 검사 결과 공인구 평균 반발계수는 0.4203으로 측정됐다고 발표했다. 합격 기준(0.4034∼0.4234) 상단이었다. 반발계수가 높으면 타구가 더 멀리 날아가고 속도도 빨라진다. 4월 말 검사에서는 0.4149로 반발계수가 내려왔지만 선수들의 의견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KBO는 “인위적인 반발계수 조정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KBO가 올해 처음 도입한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 시스템(ABS)이 타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성호 KBSN 해설위원은 “ABS가 꼭짓점 부분과 상하 스트라이크는 잘 잡아 주는 반면에 좌우로는 상당히 타이트하다”며 “KBO리그 투수들 중 좌우에 걸칠 정도로 정교하게 제구하는 선수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ABS 도입 후 카운트가 몰리기 전 적극적인 스윙을 하는 타자가 많아졌다. 인플레이 타구가 많이 나오면서 타율도 올라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타자들의 득세 속에 투수들은 예전에 비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은 지난해 같은 기간 3.99에서 올해 4.79로 올랐다. 아직 시즌 중반이긴 하지만 2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투수는 KIA 외국인 투수 네일(1.82)이 유일하다. 지난해엔 6명의 투수가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또 지난해 이맘때는 NC 페디(11승)와 LG 플럿코(10승)가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7승이 최다승이다. 수년 동안 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에이스로 활약했던 두산 알칸타라(1승 2패 평균자책점 3.94)와 LG 켈리(3승 6패 평균자책점 5.06) 등은 예전만 못하다.
외국인 투수만 부진한 것도 아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왼손 트로이카 한화 류현진(4승 4패 평균자책점 4.09), SSG 김광현(4승 4패 평균자책점 4.92), KIA 양현종(4승 3패 평균자책점 3.44)도 전성기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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