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최소 4명의 부하 여직원들과 부적절한 관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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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출신 20대 여성은 임원 승진
또 다른 여성은 “출산 요구했다” 주장
성추문 비판하다 해고된 8명
“성적 차별-괴롭힘 당해” 손배 소송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53·사진)가 여러 부하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폭로가 나왔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최소 4명이다. 머스크의 성추문과 음담패설을 비판하다가 해고된 스페이스X 직원 8명은 “그가 사내에 성차별 문화를 조장했다”며 머스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잇따른 ‘오너 리스크’에도 테슬라 주주들은 주주총회에서 머스크의 연봉 패키지를 의결하면서 테슬라에 대한 그의 영향력이 건재함을 인정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2010년 스페이스X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공학도 출신 20대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이후 2017년 이 여성을 다시 찾아 임원으로 고용했다. 다만 이 여성은 2019년 직속 상관이었던 임원이 해고되면서 퇴사했다.

2013년에 스페이스X를 그만둔 다른 여성은 퇴사 과정에서 회사 측에 “머스크가 내게 (자신의) 아이를 낳으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머스크는 “전 세계가 인구 부족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지능지수(IQ)가 높은 사람들이 출산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요했다고 이 여성은 밝혔다.

또 다른 여성은 2014년 머스크와 한 달간 성관계를 가졌지만, 둘 사이가 나빠지자 회사를 떠났다. 스페이스X의 여성 승무원 또한 2016년 영국 런던행 비행기에 탑승한 머스크가 자신에게 “말을 사 주겠다”며 유사 성행위를 강요했으며, 이 요구를 거절한 뒤 업무에서 밀려났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이 여성들에게 주식과 현금을 지급했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된 직후인 12일 스페이스X에서 근무하다 해고된 여성 4명과 남성 4명 등 총 8명은 “사내에서 성적 차별과 괴롭힘을 당했다”며 머스크와 스페이스X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제기했다. 이들은 머스크의 평소 언행이 만연한 성차별 문화를 조장했으며 많은 간부가 이를 따라하는 바람에 “적대적이고 불편한 업무 환경이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여성인 그윈 쇼트웰 스페이스X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직원 이메일을 통해 “머스크와 20년 동안 함께 일했지만 그러한 혐의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머스크가 부적절한 행동을 결코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두둔했다.

각종 논란에도 테슬라 주주들은 12일 머스크에게 560억 달러(약 76조 원)의 연봉 패키지를 지급하고, 법인 소재지를 델라웨어주에서 텍사스주로 이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올 1월 델라웨어주 법원이 보상안에 대해 “주주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무효라고 판결하자 머스크는 ‘델라웨어주는 반(反)기업적’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며 테슬라 법인을 텍사스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텍사스주는 법인·소득세가 없는 등 친(親)기업적이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 법인도 텍사스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주총 결과를 게시하며 “주주들의 지원에 감사한다!!”고 반겼다. 미 CNBC 방송은 주총 결과에 대해 “머스크가 테슬라의 성공 열쇠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일론 머스크#손배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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