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너무 더워서 머리가 땀에 젖었는데 저 지금 괜찮아요? 실물은 거의 2년 만에 보는 거라, 설레서 어젯밤 잠도 못 잤어요.”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BTS 진의 ‘전역 허그회’ 현장. 대학생 이희연 씨(23)는 대기 줄에 서서 연신 거울을 보며 손 선풍기로 머리를 말렸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날아왔다는 발레리아 씨(24)는 “오늘을 위해 보라색(BTS 팬덤 아미의 상징색) 옷을 준비했다”며 핑그르르 한 바퀴 돌아 보였다. 보라색 민소매 원피스와 가방에다가 눈가에 보라색 하트 모양 스티커까지 붙인 그는 “군대에 있던 진을 눈앞에서 보게 되다니 꿈만 같다”고 했다.
BTS 데뷔 11주년인 이날 열린 ‘2024 페스타’ 현장은 보랏빛 물결의 향연이었다. 행사장 입구부터 종합운동장 지하철역 앞까지 200m가량 팬들의 줄이 늘어섰다. 보라색 옷과 가방은 물론이고 머리를 보라색으로 염색했거나 보라색 히잡을 쓴 외국인들도 보였다. 32도가 넘는 폭염도 장애물이 되진 못했다. 양산과 얼음주머니, 손 선풍기로 ‘무장’한 팬들은 스피커로 BTS 노래를 틀고 축제를 즐겼다.
내년 6월이면 멤버 전원이 전역하며 ‘완전체’가 되는 BTS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상황. 매년 페스타 행사에 참석한다는 김남은 씨(51)는 “어제 진이 전역하는 현장에 모인 멤버들 영상을 하루 종일 돌려봤다. 제 모든 비밀번호가 ‘2025’일 만큼 BTS 완전체가 돌아오는 내년만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현장 스크린을 통해 공개된 편지에서 RM은 “진 형을 먼저 많이 사랑해 달라. 호석이(제이홉)도 이제 곧 돌아온다”며 “여러분과 저희의 시간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 겨우 2막의 첫 줄”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진은 이날 추첨을 통해 선발된 팬 1000명을 직접 안아주며 ‘전역 신고’를 했다. 그가 “몸이 여러 개였으면 더 많은 사람을 안아줬을 텐데 1000명밖에 못 만나서 아쉽다”고 말하자 팬들은 함성으로 답했다. 허그회 후에는 팬미팅 격인 ‘2024년 6월 13일의 석진, 날씨 맑음’ 세션을 열고 팬들에게 노래를 불러주며 전역 소회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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