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 국군포로를 기리는 별도의 전시 공간이 처음으로 마련된다.
전쟁기념관을 운영하는 전쟁기념사업회에 따르면 기념관의 6·25전쟁실 내부에 ‘국군포로존(Zone·공간)’이 새로 조성돼 20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그동안 기념관의 기존 전시 중에 일부 자료가 소개된 적은 있었지만 국군포로 자료만 따로 모은 전시 공간이 마련되는 것은 처음이다.
‘국군포로존’은 총 210㎡ 면적에 관련 유물 10여 점을 우선 선보인다. 특히 국방부가 2011∼2012년 진행한 ‘귀환 국군포로 구술기록 사업’의 결과 일부가 공개된다. 귀환 국군포로의 심층 인터뷰 중 일부를 발췌해 타이포그래픽(글꼴 디자인)으로 제작한 영상으로, 관련 기록이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전쟁 중 1951년 정선지구에서 전사한 김수영 육군 하사의 유족에게 발송된 전사 통지서처럼 국군포로 가족들의 슬픔을 엿볼 수 있는 유물도 전시된다. 이 외 유엔군 포로들이 수용소에서 가을운동회를 마친 뒤 소감을 적어 중국군에게 증정한 비망록과 영국군 포로수기도 공개된다.
주한 유엔군사령부에 따르면 6·25전쟁 당시 국군포로는 8만2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1953년 정전협정으로 남북한 간 포로 송환이 이뤄졌지만, 북한은 국군포로 8726명만 돌려보냈다. 지금도 국군 포로 100여 명이 북한에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쟁기념관 관계자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미귀환 국군포로 문제를 다시 조명하는 공간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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